평강제일교회  ›  평강미디어  ›  평강라이프  ›  참평안
참평안

“한 사람 뒤에 백 명, 천 명, 한 나라가 서 있어요” 다시 펼친 영어책, 열방을 맞이하는 인사가 되다

2026.09.22 15:15

“한 사람 뒤에 백 명, 천 명, 한 나라가 서 있어요”
다시 펼친 영어책, 열방을 맞이하는 인사가 되다

 

 

해외에서 온 목회자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서울 나들이에 동행하고, 공항에서 송영(送迎)하는 등의 일은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 한다.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해외 목회자들에겐 큰 선물과 위로가 된다는데, 그러려면 영어로 말을 해야 한다.

지난해 프로클레임(Proclaim)을 계기로 시작된 ‘여선교회 영어반’(「참평안」 2026년 3월호) 회원들은 이런 점에서 <2026 하계대성회> 기간 해외 목회자들에게 큰 의지가 되었다. 영어반을 지도하는 정미경·백미선 권사와 영어를 배우는 유명숙·최명숙 권사 등을 만나, 그간 배운 영어가 하계대성회 현장에서 어떻게 섬김으로 이어졌는지 등을 들었다.

 

대성회 기간 해외 목회자들에게는 어떤 도움과 역할들이 필요했나요?

(정미경 권사) 손님들을 모시다 보면 여기저기서 동시에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한 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데 다른 분은 화장실을 찾으시고, 또 누군가는 짐을 옮겨야 하죠. 몸이 불편한 분은 의무실로 모셔야 하고요. 막상 현장에서 보니 깊은 대화를 나눌 사람뿐 아니라, 손님들 곁에서 함께 움직이며 필요한 부분을 채워 줄 손도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꼭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짐을 찾아 옮겨 드릴 수도 있고, 밝은 표정으로 인사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돼요. 지난번 싱가포르팀을 맡았을 때는 명동에서 안경을 맞추려는 손님과 가게 사장님 사이에서 대화를 도왔어요. 휴대폰을 사고 싶어 하는 분도 계셨는데, 그 과정을 잘 아는 분을 연결해 드렸죠. 여러 사람이 함께하니 각자가 가진 생활의 지혜도 모이더라고요. 손님들이 돌아가서 그 따뜻함과 사랑을 기억하셨으면 해요. 결국 저희가 전하고 싶은 건 그런 마음이니까요.

(백미선 권사) 지난해 대성회가 끝난 뒤 남아 계신 손님들을 한두 사람이 맡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어요. 올해는 영어반 권사님들이 함께해 주셔서 훨씬 수월했죠. 늦은 출국 일정에 맞춰 공항까지 배웅하다 보면 몸은 많이 피곤하지만, 한 사람의 힘으로 하는 봉사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조금씩 마음을 보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꼈어요.

 

배운 영어가 잘 통하던가요? (‘학생’들에게 물었다)

(유명숙 권사)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오신 멜레 콘테 목사님과 식사를 함께했어요. 기도하고 준비해서인지 생각보다 긴장이 덜 되었어요. 교회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하고, 나이나 가족 이야기도 나눴죠. 말씀에 관한 깊은 대화는 선생님들이 하시고, 저희는 커피가 필요하신지, 무엇을 드시고 싶은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여쭤보며 식사를 도왔어요. 그렇게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함께 섬긴 거죠.

(최명숙 권사) 직접 해 보니 단어나 문장을 외우는 것과 입으로 말하는 것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배운 표현을 자꾸 써봐야 그 경험이 쌓여 실력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정미경 권사) 출국 전 주일에는 한 목사님을 영어반에 모셨어요. 권사님들께 질문을 하나씩 준비해 오시라고 해서 직접 질문하고 목사님의 답변을 들으면서 대화를 주고받는 시간이 됐죠. 목사님도 마지막까지 관심과 돌봄을 받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배우시는 분들에게서도 변화가 보여요. 처음에는 걱정도 있었는데, 몇 달이 지나니 영어로 발음하는 입 근육이 조금씩 길러지는 것 같더라고요.

(백미선 권사) 서로 나이를 맞혀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외국 사람들은 우리쪽 나이를 잘 가늠하지 못해요. 그럴 때 “우리는 말씀을 먹어서 시간이 정지됐다.”고 농담도 하다 보면 분위기가 한결 편안해져요.

 

‘환대’는 어떤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시는지요.

(백미선 권사) 어떤 목사님이 ‘소속감을 느낀다’(“I feel belonged”)고 하셨는데, 순간 피곤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에 혼자 비행기 수속을 하기 어렵다며 도움을 부탁하셔서 정미경 권사와 공항까지 함께 갔는데 밤 비행기라 기다렸다가 수속을 마치고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니 자정이 지났더라고요. 그래도 마지막 손님을 보내드리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최명숙 권사) 저희가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불러 드리면서 챙겨 드린 게 특히 마음에 남으셨는지 감사하다고 문자도 보내 주셨어요. 그저 손님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마치 자신이 특별히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정미경 권사) 비행 일정 때문에 대성회가 끝나도 바로 돌아가지 못하는 손님들이 계시거든요. 그분들 곁에는 마지막까지 함께할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이번에는 멜레 콘테 목사님을 모시고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이랑 남산에도 갔었죠.

 

해외 목회자들과 신앙과 말씀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도 있었나요?

(백미선 권사) 인도에서 오신 한 신학교 총장님이 본인과 동역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들려주셨어요. 함께 목회하던 분들 가운데 순교하신 분들이 있는데, 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어 자신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는 너무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됐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말씀을 배우려고 오신 모습이 마음에 남았죠.

(정미경 권사) 구속사 말씀에 갈증이 생긴 어떤 목사님을 싱가포르의 <호라 선교회>에 연결해 드렸어요. 계속 말씀을 배우실 수 있는 다리를 놓은 거죠. 이동하는 중에 구속사 이야기를 전하거나 통역할 기회가 생기는데 ‘이분 뒤에 백 명, 천 명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돌아가서 만날 성도들과 공동체가 있을 테니까요. 이번에는 교회에서 구속사 책도 선물로 보내 드렸어요. 본인도 보고, 또 누군가의 눈에 띌 때가 있겠지요. 이 책은 가고 싶은 대로 갑니다. 말씀은 어디든 가는 거 같아요. 저희는 찾아오신 분들을 잘 맞이하고, 그 만남이 다시 배움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거죠.

 

뒤늦게 다시 시작하신 영어 공부 경험담 좀 들려주세요.

(유명숙 권사) 지난해 여주로 청소 봉사를 하러 갔을 때 외국인 목사님들이 많이 계셨어요. 막상 마주하니 한 마디도 안 나오는데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열방이 몰려온다는 말씀을 들으면서도, 정작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거죠.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선생님들 찾아 시작하게 됐어요. 열정적으로 이끌어 주시니 저도 꾸준히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최명숙 권사) 영어를 처음 배운 지 45년 만에 다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이 나이에 영어로 구속사를 전한다는 게 멀게만 느껴졌죠. 그러던 중 유명숙 권사가 EBS 「왕초보 영어」를 권해 줬어요. 무언가 시작해 보면 좋겠다는 마음에 교재를 샀는데, 막상 해 보니까 되겠더라고요. 모르면 외우면 되니까요. 자꾸 연습하다 보면 조금은 흉내라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첫발을 떼게 됐어요.

 

공부는 어떤 방식으로 하세요? 꾸준히 이어가는 힘도 궁금합니다.

(정미경 권사) 주일 3부 예배가 끝난 뒤 아브라함 성전에서 오후 4~5시에 공부해요. EBS 교재에서 함께 공부할 내용을 나눠 준비해 오고, 같이 읽고 해석하는 시간도 갖죠. 혼자 하면 미루기 쉬운데, 함께하니 숙제도 하게 되고 보조를 맞춰 가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많아요. 저는 영어 학습 앱 ‘말해보카’로 공부하고, AI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넣어 문장을 다듬어 보기도 해요. 예전에는 제가 만든 문장이 맞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도움 받기가 훨씬 좋아졌죠.

(유명숙 권사) 저도 AI를 활용하여 기본 문장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공부했어요. 수업 시간에만 공부하면 그냥 배웠다는 만족으로 끝날 수도 있는데, 실제로 대화를 나누려면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해요. 그래서 TV를 보는 시간을 줄여 공부하고 있고 “입을 열어 말하게 해 주시고, 영어를 듣게 해 주시고, 읽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면서 합니다. 아들이 “같은 내용을 일곱 번씩 반복해 보라”고 조언을 하더군요.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려고만 하지 말고, 배운 내용이 머릿속에서 입으로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 보라는 거예요. 지금은 그렇게 공부하고 있어요.

 

이들은 “많이들 오셔서 함께하자”고 입을 모았다.

(유명숙 권사) 열방을 맞는 일을 상상해 보면서도, 막상 외국 손님들에 겁을 내는 제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이제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작은 역할일지라도 구속사를 완성하는 일에 일원이 된다는 게 너무 뿌듯하고 감사해요. 많이들 영어반에 오셔서 같이 배우셨으면 좋겠어요.

(최명숙 권사) 멀게만 느껴졌던 영어도 공부하고 직접 활용해 보니 “아! 이렇게 하면 나도 대화를 조금은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에도 가 볼 수 있겠다는 작은 소망이 생겼어요. 다들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하면 좋겠어요.

(백미선 권사) 우리 평강제일교회는 모교회, ‘마더처치(Mother Church)’잖아요. 먼 데서 찾아온 친척과의 소통이 주는 기쁨이 있습니다. 영어 준비가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가족과 마음을 나누기 위한 도구가 되는 것 같아요. 더 많은 권사님과 젊은 세대가 함께했으면 해요. 주일에 바빠서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토요일 반을 열 생각도 하고 있어요.

(정미경 권사) 생각만 하다 보면 계속 머뭇거리게 돼요. 일단 시작하면 삶이 어떤 방향으로 이끌리더라고요. 모임에 나오면 서로에게 자극을 받으며 공부하게 되고, 생활도 조금씩 그 방향으로 바뀌더라고요. 배운다는 것 자체가 몰랐던 세계를 하나씩 알아가는 일 같아요. 청년들도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이준열 기자

 

 

26년도 9월호

원문 보기 ›

댓글 0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글쓰기
번호 제목 작성일
2964 영적인 지도자의 규칙 – 고린도전서 4:1-2, 로마서 15:1-2 2026.09.22
2963 ‘은혜 언약의 표징, 내가 너희 중에 거하여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 – 2026 여주 목회자 구속사 대성회 2026.09.22
“한 사람 뒤에 백 명, 천 명, 한 나라가 서 있어요” 다시 펼친 영어책, 열방을 맞이하는 인사가 되다 2026.09.22
2961 ‘이 연합, 얼마나 아름다운가!’ – 2대 교구 남녀선교회 연합 구갓탤 뒷얘기 2026.09.22
2960 “40년의 은혜, 새로운 도약” 40년의 역사와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출발 2026.09.22
2959 기쁜 마음으로 잔치를 합시다 – 요한복음 4:24-36 2026.09.22
2958 마라에 서 있는 사람에게, 엘림은 보이지 않는다. 이집트 구속사 세미나 참관기(1) 2026.09.22
2957 누구라도 쉬기 원하는 시간, 고된 봉사를 자원한 평강의 어른들 남선교회 ‘오직봉사팀’ 토요 봉사 체험기 2026.09.22
2956 추석에 관한 잔소리, 금(金)소리 2026.09.22
2955 The Rules for Spiritual Leaders – 1 Corinthians 4:1-2; Romans 15:1-2 2026.09.22
2954 Foreword 2026.09.22
2953 참된 광복 ‘나’로부터의 개혁이 있어야 2026.09.01
2952 ‘열방을 향하여 구속 경륜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의와 영광의 빛을 발하자’ 2026 하계 대성회 2026.09.01
2951 성막 화첩의 인기에 힘입어 번역 출간된「신묘한 영광의 비밀, 성막과 언약궤」 구속사 시리즈 제9권 영문판·일어판 출판 감사예배 2026.09.01
2950 “구속사 시리즈”는 한국 교회를 통해 전 세계에 주는 엄청난 선물 2026.09.01
2949 “구속사 말씀으로 구약에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더 분명히 보게 됐습니다.” 2026.09.01
2948 구속사 시리즈 9권,「신묘한 영광의 비밀, 성막과 언약궤」서평 마크 마이어, 마르첼-발렌틴 머첼라루 박사 2026.08.31
2947 셀 수 없을 만큼 널려 있는 은혜의 이모저모 2026.08.31
2946 날마다 주님을 만나는 생활 – 이사야 55:6-11 2026.08.31
2945 포토뉴스 2026.08.3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