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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배, 말씀의 배’ 그때 그 엽서 이야기, 김소담 성도

2026.05.13 16:09

‘세상의 배, 말씀의 배’
그때 그 엽서 이야기, 김소담 성도

 

 

“총무님께서 ‘세상의 배가 있고, 말씀의 배가 있는데 양쪽 배에 다리를 하나씩 걸칠 수는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갈팡질팡하고 있는 제게 예수님께서는 말씀의 배에 온전히 맡기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17대 김소담 집사


지난해 성탄 전야제 때 엽서 공모를 기억하시나요? ‘예수님께서 오늘 나에게 전하고 싶어 하시는 말씀은 무엇일까요?’라는 물음에 김소담 집사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때 그 엽서 이야기, 지금은 어떠한가 궁금해서 만나봤습니다. 제 엽서가 화면에 뜬 거 보고 놀랐어요. 직장 생활이 한창일 때 육아 휴직을 하고 이런저런 염려를 하던 차에 교구 총무님이 해 주신 말씀이었는데, 당시에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어요. ‘주일 성수만 잘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더 컸던 때였어요.

저는 애니메이션 영상 제작 작업을 해요. 육아하면서 재택근무도 해봤는데 회사에서 시급한 요구 사항들이 있을 때 육아로 인해 즉시 피드백이 안 되니까 힘들었어요. 첫째에 이어 바로 둘째 아이 육아 휴직까지 3년여 공백으로 경력 단절이 느껴지고 왠지 사회생활에 적응 못할 것도 같고, 자리가 남아 있을까 하는 조바심도 났어요. 육아와 살림만 하다 보니 무기력하고 쓸모없는 사람처럼 퇴화되는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육아와 신앙생활에 몰입하는 게 맞는가 아니면 다른 사회활동도 병행해야 하는가도 고민되었어요. 휴직 중에 친정 엄마 따라서 그전에는 안 가던 목요예배나 금요기도회도 가서 말씀 받고 하면서 정말 이 두 개를 같이 가는 건 안 되겠구나, 하나님께 의탁하든지 아니면 그냥 세상으로 나가든지 하는 거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엽서 공모 광고를 보고 조카들과 함께 ‘우리도 이거 해보자’ 하고 마감 날 쓰면서 몇 년 전 총무님의 권면을 떠올렸지요.

교회를 유치부 때부터 다녔지만 어느 순간부터 엄마 따라 주일 2부 예배만 드리고 헵시바(청년1부 선교회) 때는 드문드문 나가고 그루터기(청년2부 선교회)는 아예 이름만 올려놓고 있었어요. 큰딸을 낳고 영아부 예배를 드릴 때는 아무것도 몰랐으니 저도 신앙적으로는 아이와 같이 커가는 완전 아기 신앙이나 마찬가지였어요. 그래도 삼손의 부모들처럼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하는 고민을 하던 즈음에 총무님을 만났어요. 그분의 두 자녀들은 성인인데 교회 일에도 열심이라 육아 경험을 이야기하시면 귀를 쫑긋하고 듣게 되더라고요.

선한 경쟁 같은 것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영아부에서는 엄마인 내가 게을러서 우리 아이를 한 주 결석시키면 뒤처지는 거 아닌가 하는 느낌 때문에 열심을 내게 되더라고요. 큰아이가 율동부라 토요일에도 연습을 갔는데 저더러 영아부 성가대도 들어오라고 해서 얼떨결에 하게 되고, 유치부에 올라가서는 아이가 성가대를 하니까 성가대원의 아기들 간식까지 맡게 되고 둘째까지 챙기면서부터는 힘에 부치더라고요. 주일 아침 영아부 예배만 드리고 귀가하는 걸로 시작했다가 일이 커져 버린 거죠. 어떤 때는 토요 연습이 힘들어, ‘그냥 오늘 하루 쉴게요’ 전화 한 통만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내가 편하려면 아이가 성가대니 율동부를 안 하면 되는 거더라고요. 그러면 우리 아이는 예배만 딱 드리고 집에 가는 애가 되는 건데 그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가대니, 율동부니 악착같이 데리고 다녀도 떨어져 나가는 판에 최대한 교회라는 방주 안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는가. 그때 총무님의 권면의 말씀이 머리에 스쳤어요. 배 안에 깊숙이 넣어놔도 빠져나가는 판인데 그렇게 되면 안 되지. 내 몸 편하자고 그건 용납 못하겠는 거 있죠. ‘어떻게든 아이들이 싫든 좋든 교회를 데리고 나가면 사춘기 방황 시기에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지금은 무조건 교회에 붙여 놔야겠다’라는 다짐을 했어요. 제 친동생이 먼저 결혼해서 아이가 초등생인데 아이가 커 갈수록 엄마 마음대로 되는 게 없더라고요. ‘내가 백날 말해 봐야 내 아이도 귓등으로 듣겠지. 내가 친정 엄마한테 엄마 시대와는 다르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친정 엄마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었구나’ 느껴요.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이르리로다.”라는 말씀을 실감하죠. 신앙 전수,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교회가 주님의 몸이라고 한다면 구역은 신경, 혈관이고 살아 있는 세포입니다. 세포가 죽으면 그 몸도 죽기 때문에 끊임없는 생명 활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지난 3월 직분자 워크숍에서 들었던 말씀이었는데, 김소담 집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활발히 움직이는 세포가 어떤 결과를 이끄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소담 집사는 ‘교회 지킴이’가 한창 필요할 때 돌도 안 된 아기하고 남편하고 차박까지 하면서 교회를 지켰다고 합니다. 신금주 총무(17대 교구)는 “젊은 아기 엄마들과 고민을 많이 나누기도 했지만, 저도 가끔 신앙적으로 흔들릴 때가 있었지요. 그런데 김소담 집사의 엽서가 광고 화면에 뜨는 순간 ‘아, 말씀이 되돌아와서 나에게 다시 은혜를 끼치는구나.’라는 생각에 감사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권오연 기자

 

  • 26년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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