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빠짐없이 12년간 매달 연주 25주년 맞는
한 번도 빠짐없이 12년간 매달 연주
25주년 맞는 <샬롬 핸드벨 콰이어>
평강제일교회의 역사 60여 년, 여느 곳과는 다른 탄생 스토리와 역사를 가진 기관이 있으니, 바로 올해로 창설 25주년을 맞는 <샬롬 핸드벨 콰이어>이다.
1980년대 일본의 한 핸드벨 팀이 교회에 초청되어 연주한 적이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큰 감동을 받아 ‘우리 교회에도 핸드벨 팀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1996년부터 핸드벨 협회에서 4년간 직접 배우며 교회에 ‘핸드벨’이라는 장르를 소개하고 사람을 모아 2000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샬롬 핸드벨 콰이어>가 사용하는 악기는 1973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핸드벨 제조사 중 하나인 Malmark사의 5옥타브 핸드벨 세트이다. 현재 시세로 9,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교회의 지원을 받았겠지’ 생각하겠지만, 2000년도에 처음 모인 단원들은 사비로 100만 원씩 입단 비용을 출연하여 1,300만 원어치의 악기를 구입했다. 출발 준비를 마치고 창단 소식을 박아브라함 원로목사에게 보고하고, <샬롬 핸드벨 콰이어>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 2001년 5월, 주일 저녁 예배에서 첫 연주를 하나님께 올려 드리면서 활동이 시작되었지만 그 종소리가 성도들에게 수용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핸드벨 콰이어의 시작은 ‘자발적’이었기 때문에 당시 교회 정서로서는 정통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게다가 한 번 연주할 때마다 너무나 요란스러워 보였고, 무대 위에서는 드레스를 입고 번쩍이는 악기를 흔드는 모습에 성도들 사이에서 편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교회 안에서는 찬밥 신세였고, 당시 지휘자를 외부에서 초빙해 온 터라 외부 연주 활동이 더 많아지기도 했다. 정체성이 흐릿해져 가면서 2004년 9월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2007년 10월 어느 가을날, 핸드벨 콰이어 단장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왜 그만뒀어? 다시 해.” 원로목사의 그 한마디에 힘입어 핸드벨 콰이어가 부활했다. 재창단하고 두 달 뒤 12월, 기독교방송국 CTS에서 연주 요청이 들어왔다. 그동안 단원들의 지친 마음과 공백을 깨우는 신호탄처럼 방송을 타고 전국으로 평강제일교회 샬롬 핸드벨 콰이어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
핸드벨 콰이어는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신입 단원이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자비량으로 운영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입단 비용이 필요했고 이것이 신입 단원들의 유입을 어렵게 하는 장벽이 되었다. 한 번은 있었을 법한 ‘신입 단원 모집 광고’도 한 차례 없이 무정한 시간이 흘렀는데, 2014년 2월 어느 주일 아무 예고도 없이 박아브라함 원로목사는 예배 광고 시간에 핸드벨 콰이어 신입 단원 모집 광고를 한 뒤 “한 달에 한 번 연주”를 요청했다.
이건 축복일까, 시험일까? 그럼에도 핸드벨 콰이어를 초청하는 기관이 급증할 일은 없었고, 연주할 곳을 찾아 거리를 전전하는 무명의 인디밴드처럼 매달 연주할 곳을 찾아 직접 영업(?)을 해야 했다. 그렇게 12년 동안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연주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정직과 성실함이 이제는 실력과 내공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연주 레퍼토리가 50곡이 넘는다. 매주 토요일 2시간은 기본으로 연습하고 있다. 보통 핸드벨 연주자는 1인당 4개 음의 종을 담당해 연주한다고 하는데 샬롬 핸드벨 콰이어는 연주자가 부족한 탓에 한 사람이 6개의 음을 연주해 왔다. 당연히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고, 연습에 나오지 못하면 연습도, 실전 연주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핸드벨 콰이어의 규율은 ‘무조건 참석’이었다.
생업이 아닌 이상 이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규율’이다. 그래서 물었다. “어떻게 이런 규율을 지켜 가면서 12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달 연주를 하실 수 있었습니까?”
누군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우리는 규율로서가 아니라 한마음으로서입니다.” 그러자 봇물이 터졌다. “한 달에 한 번 연주하라는 약속을 지키려면, 모든 단원의 삶에 문제가 없어야 해요. 그래서 서로 ‘기도해 줄게’라는 말이 빈말이 될 수가 없어요.”, “네, 맞아요. 그래서 단원들 모두가 찬양으로 영광 돌리기 위해 한 주의 삶을 하나님께 전심으로 맡기고 있어요.”, “그래서 샬롬 핸드벨 콰이어는 작은 교회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다르지만 오직 약속만 붙들고 누구 하나 튀지 않고, 모두가 협력해서 연합의 아름다움으로 영광 돌리고 있어요.”
가장 인상적인 답변, “잘한다고 칭찬받은 적은 없어도, 연습 많이 했다고 칭찬받은 게 기억나요. 찬양의 아름다움을 완성도가 아니라, 찬양을 받으시는 하나님을 위해 준비한 정직하고 성실한 단원들의 마음에 두신 것 같아요.”
대제사장의 겉옷 가장자리에 달린 정금으로 만든 금방울은 대제사장이 성소 안에 들어갔을 때, 그 소리로 대제사장이 하나님 앞에 살아 있음을 알리는 표시가 되었다. 핸드벨 콰이어 단원들은 매번 연주할 때마다 우리의 영적 대제사장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여전히 살아서 역사하고 계심을 생각하면서 연주하고 있다. 샬롬 핸드벨 콰이어의 종소리가 이번 기회에 성도들의 마음에 더욱 깊이 울렸으면 한다. 그래서 입단을 두드리는 손길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신입 단원에게 바라는 것은 정직과 성실과 하나님을 향한 감사뿐이다. 25년을 울려 온 종소리가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매달 울릴 수 있도록 많은 평강 성도들의 응원과 지원을 기대해 본다.
- 26년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