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노트 3대
말씀 노트 3대
정갈한 글씨가 수놓인 이 노트는 컴퓨터 타자기로 출력된 것이 아닙니다. 고등학교 2학년 박지선 학생이 손으로 직접 써내린 것입니다. 올해 하계 대성회에 참석한 평강 성도라면 모리아 성전을 가득 메운 성도님들 앞에서 떨린 기색 없이 담담히 발표하는 지선 학생을 보셨을 것입니다. “손과 마음으로 새기는 말씀”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지선 학생에게 말씀 필기는 단순히 글을 받아 적는 행위를 넘어선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선 학생의 말씀 필기 여정은 말씀을 듣고 스스로 필기하기엔 어려운 나이, 유년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처음에는 그저 화면에 띄워진 내용을 한 자 한 자 정직하게 옮겨 적는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차츰 설교 내용이 이해가 될 때쯤부터 요약과 핵심에 더해 은혜 받은 부분까지 필기하는 것으로 개선해 나갔다고 합니다.
이처럼 모범적인 지선 학생의 신앙 습관 뒤에는 일석교회 때부터 말씀을 사모한 지선 학생의 외할머니, 이경자 권사님이 계셨습니다. 지선 학생의 외할머니는 어린 지선 학생 곁에 앉아 지선 학생이 잠들기 전 구속사의 말씀과 성경을 낭독해 주시고, 구원열차 등의 찬송가를 불러주시기도 하며, 예배 시간에 늘 열심히 필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여느 아이들처럼 축도를 듣지 않고 나가려 할 때마다 할머니는 지선 학생을 품으로 안아서 반드시 축도를 받도록 하셨다고 합니다. 이경자 권사님께서는 지선 학생이 10살이 되기까지 신앙을 전수하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권사님께서는 손수 그리신 출애굽 노정 지도부터 직접 오리고 붙이신 그림 자료가 담긴 노트를 남기셨습니다. 권사님의 글씨로 빼곡히 뒤덮인 노트들 사이에서 말씀을 향한 권사님의 진심이 배어 나옵니다. 그러한 권사님을 우러러보며 지선 학생은 틀림없이 많은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 지선 학생은 할머니와 함께한 10년의 세월이 신앙적으로는 부모님보다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회상하였습니다.
3대째 내려온 말씀 필기 습관을 지닌 지선 학생은 자신만의 필기 방법을 나누었습니다. 먼저는 은혜 받은 부분을 따로 적어 놓는 것이고, 두 번째는 두고두고 읽을 수 있도록 성경 구절도 빠뜨리지 않고 적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형광펜으로 칠하고 글씨를 더욱 또박또박 쓰는 것입니다.
어느덧 고등학교 2학년인 지선 학생은 학업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시기를 맞았지만, 하나님께서 앞으로의 공부도 도와주실 것이라 굳게 믿기에 두려움보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매일 학교에 가서 사복음서를 필사하는 지선 학생과 같이, 올해가 지나기 전 평강 성도님들 모두 손으로 말씀을 ‘등사’하여 마음판에 새기는 경험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윤루디아 기자
- 25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