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를 그러모아 태우는 등불 역사 교육의 산실, 홀로코스트 박물관
재를 그러모아 태우는 등불
역사 교육의 산실, 홀로코스트 박물관
지난 8월 캐나다 산소망교회 수련회 참석 후 일부 참석자들과 미국 워싱턴(과 캐나다 토론토)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견학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이스라엘에 있는 ‘야드 바쉠 박물관’ 다음가는 규모를 자랑한다. 박물관은 관람객에게 3가지를 주문한다. 배우라, 기억하라, 행동하라.
배우라
박물관 입장료는 무료이며, 1달러를 내고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상설 전시실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실에는 다니엘이라는 소년의 일기를 바탕으로 그가 살던 집과 거리, 유대인 격리 구역 게토와 강제 수용소를 재현했다. 전시의 마무리에 150만 명의 어린아이가 희생되었음을 알리며, 방문한 아이들이 소감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상설 전시실은 3개 층 1,000여 평의 공간에 유물과, 사진, 영상을 통해 1933~1945년까지 12년간의 역사를 압축해서 보여 준다.
홀로코스트의 전개 과정, 나치 독일의 광기, ‘최종 해결책’으로 지칭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대량 학살, 생존자들의 육성 녹음, 종전 후 전범 재판까지 전시실을 거니는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진다.
기억하라
상설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기억의 전당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 념할 수 있도록 동선이 짜여 있다. 별도의 인공조명 없이 천장의 중앙 채광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홀을 비추어 엄숙 한 분위기를 더한다.
홀 중앙에는 성소의 등대처럼 ‘영원한 불꽃’ 이 타오르고 있다. 불꽃이 위치한 단에는 수용소와 대량 학살 장소, 유럽의 게토,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미군들의 묘지에서 모은 흙이 담겨 있으며, 그 뒤로 신명기 4장 9절 말씀이 기 록되어 있다.
전시 외에도 박물관에서는 교육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강의실 맞은편에는 아이들이 보고 느낀 것을 그린 그림이 타일로 장식되어 있다. 3천여 점이 전부 다른 그림으로 이곳에서 가르친 또 앞으로 가르칠 아이들의 수를 가늠할 수 있다.
행동하라
박물관은 계속 질문을 던진다. 이제 보고 또 알게 된 당신의 책임은 무엇인가? 한번 일어난 일은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비단 유대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임을 상기시킨다. 토론토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도 규모는 작았지만 동일한 정신을 품고 있었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세계 각지에서 이렇게 4가지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1. 사실(팩트)로서의 역사로 보는 이들을 감화시키며
2. 이스라엘 민족의식 교육의 장이며
3. 자유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4. 각 국가가 이스라엘을 도운 혈맹임을 강조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홀로코스트를 피해자의 하소연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민족의 미래를 위한 동력으로 바꾸었다. 홀로코스트 단어의 어원 인 ‘번제(홀로카우스토스; ὁλόκαυστος)’처럼 2차 대전 후 유대 민족은 다 타고 남은 재와 같았다. 그러나 타고 남은 재 위에등불을 밝힌 것처럼 절망하지 않고 역사 교육을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후세대에 계승하며 지금의 세계에 당당한 일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체제를 위협하는 적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역사 교육문제로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우리에게 이스라엘의 역사교육과 민족의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 글_미국 워싱턴, 김형주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