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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찬양과 그 표제어

2024.04.18 13:48

시편의 찬양과 그 표제어

시편은 대부분 단일 저자에 의해 기록된 다른 성경과 다르게 가장 많은 저자들에 의해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기록된 책이다. 그런 점에서 시편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찬양과 기도의 고백서이다. 운문과 산문은 단순히 형식적인 차이만 있지 않다. 같은 단어라고 해도 노랫말에 담기는 단어들은 훨씬 깊고 풍부한 느낌을 갖는다. 또한 단어의 음율이나 박자, 단어가 담기는 곡조, 심지어는 호흡까지 담아내고 있다. 나아가 노랫말은 여러 세대에 걸쳐 불려지며 시대적 한계를 초월하게 된다.

표제어의 중요성

이러한 시편의 시작을 알리는 구절이 ‘표제’이다. 많은 성도들이 성경을 읽으면서 시편마다 달려 있는 표제를 생략하고 내용부터 읽지만, 히브리어 성경에서는 표제가 각 시편의 1절로 제시되어 있다. 표제는 독자에게 그 시편을 해석하는 안내판인 셈이다. 예를 들어보자.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아무런 정보 없이 외국인이 이 시를 읽는다면 애절한 사랑시로 해석할지도 모른다. 물론 한국의 역사를 보면서 고려 말기 이방원과 정몽주의 만남을 읽고 나서는 그 해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울 밑에 선 봉선화’나 ‘님의 침묵’ 등은 해방 전후 근현대사를 제대로 알아야만 곡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표제어를 확인하는 것은 시편 전체의 해석에 필수적인 일이다.

전체 150편 중에 116개 시편이 표제어를 가지고 있다(표제어가 없는 시편: 1, 2, 10, 33, 43, 71, 91, 93-97, 99, 104-107, 111-119, 135-137, 146-150편).


시편의 표제어 

(1) 장르별 표제어 

  (רוֹמְזִמ)’시 / 히브리어 ‘미즈모르 –

예배와 함께 사용되는 시편으로, 57개 시의 표제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중 35개는 ‘다윗의 시’로 되어 있다.

(ריִׁש)’노래 / ‘쉬르 –

가장 일반적인 의미로서, 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인 노래 모두 ‘쉬르’에 해당한다. 시인의 상황과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ליִּכְׂשַמ)’마스길 / ‘마스길 –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지만, 교훈적인 시로서 묵상할 것을 요구하는 시로 본다. 시편 47:7에는 ‘지혜의 시’라고 번역되었다.

(םָּתְגִמ)’믹담 / ‘미그탐 –

‘조각하다, 새겨넣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단어로, 돌이나 나무에 새겨서 가사를 기록한 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시편의 믹담은 총 6편으로 (16편, 56-60편) 모두 다윗의 도피 생활과 관련한 내용들이다. 고통과 괴로움을 잊지 않도록 새겨넣는 시로 여겨진다.

(ןוֹיָּגִׁש)’식가욘/시기니옷 / ‘쉭가욘 –

‘비틀거리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솨가’(הָגָׁש)에서 유래하여, 격한 감정과 심상의 급격한 변화가 있는 노래이다.

(הָּלִפְּת)’기도 / ‘테필라 –

‘중재하다, 기도하다’라는 뜻의 ‘팔랄’(לַלָּפ)에서 유래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간구를 의미한다. 시편 17편, 86편, 90편, 102편, 142편에 5회 사용되었으며, 언어에 있어 구어체보다 유려한 노래 가사와 같은 특성이 나타난다.

(הָּלִהְּת)’찬송시 / ‘테힐라 –

곡조를 사용하는 찬송시를 의미한다. 표제로 사용된 것은 145편 1번뿐이지만, 이 단어에서 ‘시편’(테힐림)이라는 명칭이 나왔다.


(2) 지휘자를 위한 표제어

(רוֹמְזִמ ַחֵּצַנְמ)’영장(伶長)으로 한 노래 / ‘메나체아흐 미즈모르 –

노래 지휘자가 있는 노래로 공동체 찬양을 의미한다. 시편에서 표제로 55번이나 사용되었으며, 오늘날 성가대 찬양과 가장 비슷한 형식으로 보인다. 하박국 3:19에서도 하박국서를 ‘영장을 위하여 내 수금에 맞춘’ 노래로 말씀하고 있다. 아래의 표현들은 시편 표제어에서 모두 ‘영장으로 ~에 맞춘 노래’라는 형식으로 쓰이며, 각 시편을 연주하는 방식을 안내한다. 지휘자와 함께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תוֹניִגְנ)’현악 / ‘네길로트 –

줄로 타는 악기를 사용하여 연주하는 노래. 한글 성경에서는 ‘수금’(하프), ‘비파’가 나오는데, 수금은 밝은 소리가 나서 슬픈 분위기에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비파는 보다 제의적인 의미를 가진 악기로 사용되었다. 시편에서 표제로 6번 사용되었다.

– 관악 / ‘느힐로트'(תוֹליִחְנ)

피리, 나팔, 퉁소와 같은 관악기로 연주하는 곡이라는 의미로, 시편 5편에 1번 사용되었다. 

– 소산님 / ‘쇼솬님'(םיִּנַׁשֹׁש)

‘백합들’이라는 뜻으로, 백합 모양의 악기를 가리키거나 멜로디의 한 형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랑의 노래나 봄 노래, 혼례의 노래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편 45, 69편에 2번, 시편 80편에는 ‘소산님 에둣’으로 사용되었다. 시편 60편에는 단수형으로 ‘수산 에둣’이라는 형태로 사용되었다. 

– 스미닛 / ‘쉐미티느'(תיִניִמְׁש)

직역하면 ‘제8음’이라는 의미로, 한 옥타브 낮은 음을 가리킨다. ‘영장으로 한’이라는 표현과 함께 시편 6편, 12편에 2번 사용되었으며, 역대상 15:21에서는 수금을 타서 제8음에 맞추어 성가대를 인도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ןוּתוּדְי)’여두둔 / ‘여두툰 –

시편 39편에는 ‘영장 여두둔으로 한 노래’로, 시편 62편, 77편에는 ‘영장으로 여두둔의 법칙에 의지하여 한 노래’로 사용되었다. 아마도 다윗의 성가대 지휘자 여두둔의 지휘와 그 지휘 방식대로 연주하는 곡으로 보인다(참고-대상 16:41, 25:1-3).

(תוֹמָלֲע)’알라못 / ‘알라모트 –

‘처녀’라는 뜻의 히브리어 ‘알마’(הָמְלַע)에서 유래하여, 여성의 고음으로 부르는 노래. 시편 46편에 1번 사용되으며, 역대상 15:20에서는 비파를 타서 ‘여청’(알라못) 성가대를 인도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 깃딧 / ‘깃티트'(תיִּתִּג)

아마도 악기 이름이나 포도주틀을 밟는 행위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정된다. 리드미컬한 기쁜 곡조를 의미하며, 8편, 81편, 84편에 3번 사용되었다.

 

– 마할랏 르안놋 / ‘마할랏 레아노트'(תוֹנַּעְל תַלֲחָמ)

‘질병의 노래’라는 뜻으로, 고통이나 괴로운 곡조를 살려서 연주하라는 의미이다. 시편 88편에 1번 사용되었다.

(תֵחְׁשַּת־לאַ)’알다스헷 / ‘알-타쉬헤트 –

‘파괴하지 말라’는 아람어에서 유래하여 형식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연주하고 불러야 하는 곡으로 추정된다. 시편 57편, 58편, 59편에 다윗의 도피 생활과 관련하여, 시편 75편에 악인으로부터의 구원과 관련하여 사용되었다.

(רַחַּׁשַה תֶלֶּיאַ)’아엘렛샤할 / ‘아옐레트 하솨하르 –

‘새벽의 암사슴’이라는 뜻으로, 시편 22편에 1번 사용되었다. 용례가 많지 않아 의미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있던 ‘아엘렛샤할’이라는 곡에 가사를 붙였거나, 혹은 동트기 전 어둠 가운데 홀로 있는 암사슴과 같이 압제 가운데 있다가 빛을 만나게 되는 형태의 멜로디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םיִקֹחְר םֶלֵא תַנוֹי)’요낫 엘렘르호김 / ‘요나트 엘렘 레호킴 –

‘멀리 떨어진 상수리나무에 있는 비둘기’라는 뜻으로, 구슬프게 부르는 노래이다. 시편 56편에 1번 사용되었다.

(ןֵּבַל תוּמ)’뭇랍벤 / ‘무트 라벤 –

‘아들의 죽음’이라는 의미로 시편 9편에서 1번 사용되었다. 시편 9편의 내용이 밝고 희망찬 것을 볼 때 단순히 애가를 가리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유대 전승에서는 소녀나 젊은 소년들이 목청을 높이는 고음의 노래라고 해석한다.


표제어 외 음악적 용어

(הָלֶס)’셀라’ / ‘셀라‘ –

시편 150편 중 39편에 71회 사용되었고, 하박국에도 3회 사용되었다. ‘셀라’는 ‘들어올리다, 찬양하다’라는 뜻이다. ‘셀라’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들이 있지만, 소리를 높이거나 강조하여 음악적 변화를 주거나, 목소리를 멈추고 악기 연주를 진행하며앞의 가사를 묵상하는 기호로 추정된다.

(ןוֹיָּגִה)’힉가욘’ / ‘힉가욘‘ –

시편 9:16에서 셀라와 함께 1회 사용되었다. 시편 92:3에는 음악 기호가 아닌 가사로 사용되었는데, ‘정숙한 소리’로 번역되었다. 아마도 십현금과 비파, 수금 등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며 잠시 묵상할 것을 가리키는 기호로 추정된다. 아무리 좋은 노래의 가사도 음악을 빼고 가사만 읽어서는 그 의미를 100%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시편에는 성령의 영감 가운데 각 시편을 어떻게 연주하고 부르며 어떤 분위기를 가지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표기하였다. 시편의 저자가 작사와 작곡을 하던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름다운 곡조와 선율 속에 시편을 묵상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글_정 디모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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