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 군부대 독후감 발표대회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 군부대 독후감 발표대회
지난 12월 27일 경북지역에 주둔한 한 육군 대대본부.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도서출판 휘선, 박윤식 저)를 읽고 장병들이 소감을 발표를 하는 ‘독후감 발표대회’가 열렸다. 행사는 부산은혜교회(담임목사 유화창) 후원으로 열린 것으로, 일의 시작은 이러했다.
때는 2014년, 부산은혜교회의 한 권사가 지하철에서 근현대사 책을 읽고 있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누군가 “무슨 책이냐”고 물어왔고,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특수임무 유공자협회 지회장과 연결되었다. 책을 접한 지회장은 이 근현대사 서책을 널리 보급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영남지역 군부대 뿐 아니라 각종 보훈단체와, 육해공군 유공자 단체에 본격적으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부산은혜교회는 이를 지원했다. 이날 행사도 이 지회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는데, 이 자리에서 부대장은 “간단한 독후감 대회로 시작했으나 지역 보훈지청장을 비롯한 보훈안보 단체장들이 다 모인 큰 행사가 된 것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지역 재향군인회, 특수임무 유공자회, 공군전우회, 해군동지회, 고엽제 전우회, 전몰 미망인회에까지 참석했기 때문이다. 부대장은 인사말에서 “오늘을 계기로 장병들이 정신전력을 강화하는데 큰 보탬이 되리라 생각하고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경북남부 보훈지청장은 행사의 초점을 ‘저자’와 ‘책’에 맞추었다. “이렇게 행사가 거대하게 열릴 줄은 생각을 못했습니다. 저자이신 박윤식 님이 6.25 때 총상을 입으신 국가유공자분이시길래 더욱 관심을 갖고 서문을 읽어봤지요. ‘대한민국의 역사는 곧 우리 개개인의 역사’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고 어쩌면 당연한 말인데도 잊고 있었습니다. 역사를 바르게 알고자 노력하는 장병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주 밝습니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행사도 점점 많아지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부산은혜교회 유화창 목사는 저자 박윤식 목사의 나라 사랑의 삶이 어떠했는지 상세히 증거했다. 저자가 변함없이 군과 군인에 대한 사랑으로 군부대를 지원했고 구국 예배를 쉬지 않은 것, 암 투병중에도 직접 현장 답사를 해가며 책을 썼고, 출간 후 사비로 많은 군부대에 책을 전한 사실을 소개하자 강당은 숙연한 감동으로 채워졌다.
이어 5명의 장병들이 근현대사 시리즈 4권 중 한 권씩 골라 읽은 뒤 쓴 독후밤을 발표했다. 첫 병사의 발표부터 감탄이 터져나왔고, 발표 내내 모든 참석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했다. 수상작 가운데 두 편만 골라 요약했다.
제1권 – 구한말 일제강점기 독후감
상병 석○○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운전을 하실 때면 항상 유튜브에 있는 한국사 강의 영상을 들으십니다. 저 역시 학교 다닐 때 한국사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사시대의 돌멩이 이름을 달달 외울 정도가 되었지만 부끄럽게도 조선 후기 이후 왜 우리나라가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겼는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우리에게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일제에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 자세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매우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조정의 부패로 인한 일제의 경제적인 침략, 독립운동가들의 용감한 저항, 그리고 한일합병의 과정을 읽으며 감명을 받기도 했고, 때론 분노에 허탈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직접 겪어본 적이 없는 나라를 잃은 설움과 그 비참함을 잘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이 책의 주제는 ‘기억’입니다. 나라의 역사를 모르는 것은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일제 강점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그 진실을 알고 영원히 기억해야 할 역사적 지표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역사가 기록되지 않았더라면 선조들의 용기와 투쟁에 대한 감동을 느낄 기회도 없었을 뿐더러 다시금 어두운 역사가 되풀이되었을 것입니다.
제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숭문천무(崇文賤武)에 관한 것입니다. 조선 말기 조정은 극도로 부패하였고, 숭문천무로 부국강병(富國强兵)에 힘쓰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군대를 무시하고 군인을 경시하는 나라는 결코 번영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군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며, 군대가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오늘의 군 복무가 미래의 국가적 위협에 대한 대비임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날의 성취와 번영은 우리 선조들의 노고와 희생 덕분이라는 것을 가슴 깊게 새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미래 세대가 이전 세대의 역경과 희생을 이해하고 존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제4권 – 잊을 수 없는 6.25 전쟁 독후감
일병 최○○입니다. 네 권의 책 가운데 이 부분을 고른 것은 제가 지금 복무하고 있는 대대가 6.25 전쟁의 국군 최후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방어선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다른 근현대사를 다룬 책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지루한 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 책은 그냥 뼈대, 6.25 전쟁 외에는 아무것도 붙이지 않은 뼈대를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실제 자료와 증언을 기반으로 풀어가는 책입니다. 6.25 전쟁 시작부터 끝까지 연도별로 타임라인을 구성하며 내용이 이루어집니다. 제가 이전에 봤던 ‘Stand or Die’라는 뮤지컬에서도 6.25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나열되면서 뮤지컬이 마무리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이 책 또한 내용에 전투마다 참전한 부대와 지휘관의 이름, 용사들의 이름까지 기록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고, 더 깊고 자세한 내용들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6.25 전쟁의 위대한 지휘관이 많지만 누구라도 혼자 방어선을 사수하고 피난민들을 보호하며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고 압록강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부대의 영웅들과 학도병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 책은 크고 작은 부대들의 지휘관과 용사들, 우리와 함께 싸워준 유엔군의 이름까지 기록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 독후감의 제목을 ‘그대들은 기억하십니까’라고 정하게 된 이유입니다.
군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책은 저에게 군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책보다 더 재미있고 읽기 편한 책들은 많지만, 다른 전우분들도 이 책을 한 권씩 읽어보시고 ‘군인으로서의 나’에 자부심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싸워주셨던 분들의 이름을 한 명이라도 더 기억하시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은혜교회는 근현대사 시리즈 출간된 직후인 2012년도에만 3,500부를 영남지역의 대학과 중고교, 지역 도서관, 시청, 구청, 교육청에 전달하는 등 지금까지 구속사시리즈를 포함 일만 권 가량을 전국 각지, 해외에 전달했다.
강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