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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사의 현장’ 대성관 폐업 소식을 들으며

2023.09.25 18:37

‘구속사의 현장’ 대성관

폐업 소식을 들으며

서울 대방동의 76년 된 중식당 ‘대성관’의 폐업 소식을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주요 일간지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울 대방동의 해군본부나 공군본부를 순시할 때면 꼭 찾았다는 역사적인 중식당이다.

“서울 동작구의 70년 전통 중식당 대성관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중국 산둥성 출신 화교가 개업해 3대가 걸쳐 한 자리에서 영업을 해왔다. 이런 역사 덕에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임대료와 원재료·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대성관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대성관 건물은 재개발돼 신축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2023년 8월 24일자


서울의 유서 깊은 노포(老鋪) 식당들이 코로나19를 이기지 못하고 잇따라 문을 닫았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특히 ‘대성관’의 폐업은 각별했다. 이곳은 평강제일교회 역사의 한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영등포시장 로터리에서 양남동 가는 길목에 남도극장이 있었다. 극장 옆은 선술집 골목이었다. 갈비 한 대를 25전씩에 팔았다. 가족이 늘 배를 곯았던 박윤식 목사는 술꾼들이 먹다 팽개친 갈비뼈를 주우러 이곳에 가기도 했다. 수돗물에 씻어 무 한 개 썰어 넣고 밤새 끓여 국물을 먹었다. 어느 날은 갈비뼈를 줍다가 선술집 종업원에게 발길로 엉덩이를 차였다. 얼마나 아픈지 앞으로 고꾸라져 이마를 찧었다. 보다 못한 주인 아주머니가 오죽하면 그러겠느냐고 종업원을 말리기도 했다. 너무 지치고 배가 주려 길거리에 앉아 있으니 대방동의 ‘대성관’이라는 중국집 주인이 측은히 여기고 짜장면과 우동을 대접하기도 했다. 사장은 중국인, 부인은 한국인인 식당이었다. 박 목사는 신세 진 것을 잊지 못해 노량진에서 목회하던 시절, 교역자들과 함께 대성관을 여러 번 찾아가 음식을 팔아줬다.”  참평안 2018년 9월호 ‘평강제일교회 역사를 찾아서’ 제2편 1960년대 선교활동시대 중  평강제일교회 역사를 찾아서 2편. 1960년대 선교 활동 시대 – 참평안 (champyungan.com)

빨치산 토벌과 6.25 전쟁 참전 때 산골 마을에서 밥 한 끼 신세진 것도 잊지 않고 몇 번이나 현지를 찾아가 수소문 끝에 은혜를 갚던 박윤식 목사였다. 그는 대성관에서 입은 은혜를 설교 시간 중 여러 차례 회고했다. 설교를 듣고 대성관을 찾아가본 성도도 여럿이었다. 선친에게 1980년 식당을 물려받은 정대용 대표(2021년 별세)는 ‘평강제일교회에서 왔다’고 하면 무척이나 반가와했다. “박윤식 목사님이 여러 번 찾아와 그 말씀을 하셔서 잘 알고 있다”고 그는 말하곤 했다.


‘대성관’의 폐업은 마음 속 한 자락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평강제일교회의 전신인 서울 대방동 ‘시온산한돌교회’와 서울 신림동 ‘일석교회’의 성전은 단지 ‘아쉬움’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54년 전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시온산한돌교회’와 ‘일석교회’

1969년 9월 10일 건축된 ‘시온산한돌교회’는 지리산에서 3년 6개월 7일의 산상기도를 마치고 서울로 온 박윤식 목사가 10년 가까운 가정교회 시대를 거쳐 처음 건축한 역사적 성전이다. 전극화 장로가 드린 눈물겨운 헌금이 성전 건축의 종자돈이 됐다. 적산가옥(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지은 주택) 대지 40평을 구입해 1,2층 각 17평 크기로 지은 성전으로, 100여 명이 끼어 앉을 수 있었다. 박윤식 목사는 성전 건축과 함께 한 달 반에 걸쳐 우물을 팠다. 평강제일교회 역사를 찾아서 3편. 서울 대방동 시온산한돌교회 – 참평안 (champyungan.com)

‘시온산한돌교회’는 ‘일석교회’로 이름을 바꿨고(‘일석(一石)’은 ‘한돌’의 한자어), 1971년 11월 15일 서울 신림동에 대지 244평, 건평 200평의 ‘일석교회’ 새 성전이 헌당됐다. 대방동 성전에 비하면 엄청난 크기였다. 박윤식 목사의 성경공부가 유명해져서 ‘서울 장안에 성경 말씀 사모한다는 사람은 한 번씩 다 다녀갔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박 목사의 성경공부에 은혜를 받은 유상근 전 통일원 장관, 성창합판, 동양모직 등에서 건축자재와 비용을 지원했다.


“51년 전 지어진 서울 대방동의 ‘시온산한돌교회’ 건물은 놀랍게도 지금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주변이 다 재개발돼 옛 자취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인데도, 이 건물만은 ‘시온산한돌교회’라고 쓰여진 머릿돌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우물 자리도 확인할 수 있다. 기적이라고 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서울 신림동 ‘일석교회’ 건물도 지금까지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다. 성전 옆에 부속건물로 지어진 2층짜리 목사관 건물도 그대로다. 주변은 모두 새 건물이 들어섰지만 오직 이 건물만 특별한 용도 없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참평안 2020년 9월호 ‘평강제일교회 성전 건축의 역사’ 중  평강제일교회 성전 건축의 역사 – 참평안 (champyungan.com)

 


이런 내용의 ‘참평안’ 기사가 나온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지금도 ‘시온산한돌교회’와 ‘일석교회’의 성전은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1977년 7월 7일 헌당된 서울 노량진 대성교회 성전과 1979년 8월 6일 개관예배를 드린 서울 원지동 ‘성화산 수양관’도 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참으로 신비롭고 오묘한 일이다. 더구나 대방동과 신림동 일대는 속속 재개발이 진행돼 과거의 흔적을 찾기 어려운데도 이 건물들만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념물 보존의 중요성, 더 말할 나위 없어”

휘선기념사업회는 주기적으로 평강제일교회 역대 성전들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2019년 8월 15일에는 김원호 당시 장로회장의 제안으로 수십 명의 장로들이 휘선기념사업회와 함께 대방동, 신림동, 노량진, 원지동의 역대 성전을 순례하고 기도회를 드린 바 있다. 휘선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대형 빌딩이 아닌 이상 서울 시내에 수십 년 전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를 찾기 어려운데, 이처럼 역대 성전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것은 너무나 놀랍다.”며 “교회의 역사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적어도 대방동과 신림동 성전은 교회 차원에서 보존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휘선기념사업회 담당 서현미 전도사는 “옛날을 기억하고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는데(신 32:7) 있어 ‘기념물’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이 땅에서 이루어진 휘선과 평강제일교회의 역사가 모두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구속사인 만큼, 다음세대에게 우리의 신앙이 전수되는 생생한 현장교육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시기적절한 노력이 뒷받침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글_호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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