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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의 수수께끼

2022.08.21 23:20

삼손의
수수께끼

사사기에서 가장 특이한 사사이자, 가장 많은 분량이 기록된 사사가 바로 삼손이다. 다른 사사들과 달리, 삼손은 출생부터 구약에서 유일하게 수태고지(受胎告知)를 통해 태어난 사람이며(삿 13:1-25), 사사 중 유일하게 나실인이었다(삿 13:5,7,12-14, 16:17). 그러나 삼손의 행적은 수태고지와 나실인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는 이방 여인들을 마음에 드는 대로 취하였던 자이자, 제멋대로 행하며 매우 성급하고 실수가 잦은 자였다.

삼손에 대한 많은 궁금증 중에도 삼손의 사적 초기에 있었던, 사자를 찢고 벌떼와 꿀을 취하는 장면은 이상한 장면의 연속이다. 나실인인 삼손은 자기가 마음에 드는 블레셋 여인을 취하여 결혼하려고 한다(삿 14:1-3). 그런데 이 율법에 저촉되는 일은 놀랍게도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일이자 블레셋의 압제를 극복하기 위한 일이었다(삿 14:4). 이 사건은 보편적인 세상의 원리와 율법의 명령을 아득히 뛰어넘는 초월적인 영적 원리와 은혜의 역사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다.

삼손이 사자를 찢다 – 구스타프 도레

사자를 찢어버린 삼손

삼손은 부모와 함께 딤나로 가면서 어린 사자를 만났다. 여기 ‘어린 사자’는 젊고 힘 있는 사자를 의미한다. 늙은 사자는 배가 부르면 외부 자극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지만, 힘이 넘치는 젊은 사자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생명체를 찢어버리는 난폭한 짐승이다.

삼손이 사자를 만났을 때, 삼손은 여호와의 신에게 크게 감동되었다. 여기 ‘감동되어’는 히브리어 군사 용어 ‘찰라흐’(צָלַח)로, ‘돌진하다, 돌격하다, 덮치다’라는 의미로, 직역하자면 ‘여호와의 신의 공격을 받았다.’라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신이 강한 군대처럼 삼손을 공격한 것이다.

아무리 힘이 센 장사라고 해도 사자를 보고 두려움이 없는 자는 없다. 이 말씀은 사자를 보고 삼손의 마음속에 생겨나는 두려움을 하나님의 신이 돌격해서 진멸해버리고, 삼손을 크게 감동하게 하셨다는 말씀이다. 놀랍게도 하나님의 신에 감동된 삼손은 사자를 연약한 염소 새끼처럼 찢어버렸다. 이는 단순한 맹수 사자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배고파 으르렁거리는 사자와 같이 우리를 삼키려 하는 대적 마귀를 하나님의 신으로 순식간에 찢어버리는 위대한 승리를 가리킨다(벧전 5:8-9).

얼마 지나서 삼손은 블레셋 여자를 취하려고 가는 길에 그 죽은 사자 속에 벌떼와 꿀이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삿 14:8). 주검에는 파리떼가 꼬이지, 벌들이 생기지는 않는다. 이는 자연적인 역사가 아니라 초월적인 하나님의 역사였다.

여기 ‘벌떼’는 히브리어 ‘에다’(עֵדָה)와 ‘데보라’(דְּבוֹרָה)가 함께 쓰였다. 먼저 ‘데보라’는 ‘벌’이라는 의미로, ‘말하다, 명령을 내리다’라는 의미의 ‘다바르’(דָּבַר)에서 유래하였다. 벌은 명령이 떨어지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충성하는 생물이다. 그리고 ‘에다’는 ‘회중, 무리’라는 의미인데, 일반적으로 양 떼, 메뚜기 떼와 같이 짐승이나 곤충의 무리를 가리킬 때는 ‘세레츠’(שֶׁרֶץ)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에다’는 구약 성경에서 성도의 회중, 믿음의 공동체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벌떼’를 ‘세레츠’ 대신‘에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 벌떼가 사람을 쏘고 해를 끼치는 일반적인 생물이 아니라 사단을 진멸하는 곳에서 탄생하는 거룩한 성도의 모습을 보여준다(요일 5:4).

또한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질하지 않는 꿀은 하나님의 말씀의 상징으로(시 19:9-10, 119:103, 잠 24:13-14 등), 사자 같은 세상 죄악을 성도가 하나님의 능력으로 승리할 때 꿀과 같은 단맛을 느끼게 될 것을 보여준다(호 14:2, 벧전 5:8-9).

삼손은 이 사건을 부모에게도 고하지 않고 다만 꿀을 부모에게 드렸다. 사람의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사자를 맨손으로 찢어버리고, 그 속에서 터져 나오는 벌떼와 꿀의 역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하나님과 삼손 사이의 비밀이었다.

삼손의 수수께끼

이후 삼손은 블레셋 여자와 결혼식을 칠일간 진행하면서 블레셋 사람 30명을 초청한다. 사실 삼손이 블레셋 여인과 결혼을 진행한 것은 이 블레셋 사람 30명을 부르기 위함이었다. 삼손은 수수께끼를 제안하면서, 진 쪽이 이긴 쪽에게 겉옷 30벌과 베옷 30벌을 내자고 한다. 이 옷들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당시 권세와 권위의 상징이다. 즉, 겉옷과 베옷을 내기하는 것은 블레셋의 권위를 빼앗아 합법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함이었다.

블레셋 사람들이 흔쾌히 수락하자, 삼손은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왔느니라”라고 수수께끼를 낸다. 이 수수께끼는 자연에서 절대 목격할 수 없는 장면이므로 아무도 맞출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블레렛 사람들이 만약 ‘사자에게서 꿀이 어떻게 나오느냐?’ 라고 반문할 경우, 삼손이 자신이 찢은 사자를 증거로 보여줄 수 있다. 그러니 이 문제는 성령의 공격을 직접 체험하여 경험한 삼손 외에는 아무도 풀 수 없는 하나님과 삼손 사이의 비밀이었다(고전 2:10).

블레셋 사람들은 도무지 문제를 풀 수 없자 삼손의 블레셋인 아내를 협박했다. 아내가 삼손 앞에서 울며 강박하자 결국 7일째 마지막 날 삼손은 정답이 무엇인지 아내에게 누설하고 말았다. 그리고 아내는 그 정답을 듣자마자 정답을 블레셋 사람들에게 전하였고, 블레셋 사람들은 의기양양하게 삼손 앞에 나타나 ‘무엇이 꿀보다 달겠으며 무엇이 사자보다 강하겠느냐’라며 조롱 조로 대답했다.

사사기 14:17-18 “칠 일 잔치할 동안에 그 아내가 앞에서 울며 강박함을 인하여 제 칠일에는 그가 그 아내에게 수수께끼를 풀어 이르매 그 아내가 그것을 그 민족에게 고하였더라 18 제 칠일 해 지기 전에 성읍 사람들이 삼손에게 이르되 무엇이 꿀보다 달겠으며 무엇이 사자보다 강하겠느냐 한지라 삼손이 그들에게 대답하되 너희가 내 암송아지로 밭 갈지 아니하였더면 나의 수수께끼를 능히 풀지 못하였으리라 하니라”

결국 삼손은 인간의 힘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하나님의 비밀을 가진 자였지만, 입술을 가볍게 놀려 하나님의 비밀을 누설함으로써(시 141:3, 잠 11:13, 13:3, 미 7:5) 결국 정당하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블레셋의 압제를 이겨내는 데 실패하고 만다.

비밀의 경륜과 구속사의 성취

삼손이 비밀을 누설하지만 않았다면, 삼손은 정당한 방법으로 블레셋 사람들을 정당한 방법을 통하여 블레셋의 권세를 깨뜨리고 이스라엘의 화평을 가지고 왔을 것이다. 그러나 삼손이 비밀을 누설함으로 말미암아 삼손이 블레셋 사람을 쳐 죽이고 블레셋 사람은 급기야 들릴라를 동원하여 삼손의 눈을 뽑는 비극의 역사를 겪게 된다.

에베소서 3:9에서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비밀의 경륜’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 비밀의 경륜을 말씀으로 가르쳐주셨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이다(고전 4:1). 세상의 비밀도 그 비밀을 지킬 만한 자와 나누는 법이다. 오늘날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고 세상의 보편적인 원리를 뛰어넘는 아버지 하나님의 비밀을 가진 성도는 끝까지 그 말씀을 간직하여 지키며, 때가 될 때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는 사명을 다함으로써 하늘과 땅의 화평 가운데 구속사 완성에 쓰임 받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글_정정원 목사

  • 2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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