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 – 고경욱 헵시바
올해 공군사관학교에 합격한 헵시바 21또래 고경욱입니다. 먼저 입시를 통해 체험한 은혜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재수를 하였습니다. 고3 이전까지 저에게 공군사관학교 진학은 1순위가 아니었습니다. 야구선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지만, 비용 문제로 시도조차 못 하고 놓아주어야 했고, 공부에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아 고등학교 시절은 방황의 연속으로 지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다 보니 나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적은 학습량은 사관학교 1차 시험 탈락이라는 당연한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재수를 결정했습니다. ‘안 해서 그렇지, 마음먹고 하면 무조건 붙는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재수 생활 초반에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헵시바에서 열심히 봉사해야 하는 시기에 교회와 떨어져 지내면 신앙에서 뒤처진다는 두려움에 주일 예배를 반드시 드리고, 찬양선교팀에 들어가 봉사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습니다. 플래너 계획표에 성경 읽기를 넣어 날마다 점검하였습니다. 이렇게 순탄할 것만 같던 재수 생활에서 3번의 큰 고비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공군사관학교 1차 시험 직전이었습니다. 실력은 직선 형태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하는 구간이 있다가 그 구간을 지나는 순간 갑자기 상승하는 계단 형태로 발전합니다. 초반에는 잘 오르던 실력이 어느 순간 정체하였습니다. 분명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제자리를 맴도는 실력을 보고 불안에 사로잡혔습니다. 기도해도 오르지 않는 실력을 보니 연약한 믿음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필기시험인 1차 시험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채 비관하고 있던 그 시기에 은혜의 체험을 했습니다. 평강제일교회 유튜브 채널에서 딱 그 시점에 ‘세월을 아껴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라’라는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설교 영상을 올렸는데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기도 했고 제목이 너무 강렬하여 독서실 구석에서 영상을 틀 게 되었습니다. 정말 놀란 것은 설교 전체가 딱 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궁금했던 성경 말씀부터 시작해서 현재 내 모습을 그대로 비추고 해결책을 주시는 그 설교 영상은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세월을 아끼지 않았고, 지혜를 구하지 않았고, 성령을 구하지 않았던’ 자신을 돌아보며 처음으로 독서실에서 눈물의 회개를 하였습니다. 오래전부터 ‘돼도 감사, 안 돼도 감사’하라는 말씀을 받았지만, 항상 저는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게 해달라는’ 기도는 쉽게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받은 시점부터는 ‘주님 뜻대로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고 온전히 하나님께서 정하신 길로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4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성적 향상을 이루고 1차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두 번째는 2차 시험이었습니다. 2차에서는 신체검사, 체력 시험, 면접이 진행됩니다. 공사는 모두 조종 특기로 선발하기 때문에 타 사관학교보다 신체검사 기준이 엄격합니다. 눈이 많이 안 좋았기에 기도하며 준비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눈에서는 조건부 합격을 받았지만, 예상치 못한 심전도에서 재검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시 ‘돼도 감사, 안 돼도 감사’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였습니다. 이때 중보 기도의 능력을 체험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많은 교역자님과 성도님이 뜨겁게 기도해 주셨고 10월 말에 재검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제 진정한 기도의 능력을 의심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합격이 고비였습니다. 사관생도 선발은 수능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우선 선발과 수능 성적이 반영되는 종합 선발로 나뉩니다. 2차에서 체력 시험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면접 답변을 잘하지 못한 것 같아 종합 선발을 염두에 두고 수능 공부를 했습니다.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시점에서는 솔직히 ‘돼야 감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재검으로 인해 병원에 다니고 2차 시험을 준비하느라 수능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었기에 종합 선발은 자신이 없었습니다. 1차 시험 후 정정원 목사님께서 “욕심을 가지고 신앙(봉사)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해야 한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욕심은 나쁜 것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올바른 욕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인도하신 이상 좋은 결과로 영광 올려드릴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겠다는 욕심이 생겼고, 지금까지의 결과는 하나님의 은혜와 중보 기도를 통한 기적이었다면, 이제는 마지막으로 저의 노력을 시험하시고자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힘내서 열심히 공부하던 중, 수능 6일 전에 우선선발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의 머릿속에는 틈나면 들려오는 찬양이 있습니다. 바로 ‘돌아서지 않으리’입니다. 주님 뜻대로 살기로 한 이상 뒤돌아서지 않겠다는 가사가 날마다 저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올해 2월 조인호 목사님께서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기 시작한 때부터는 이전의 세상적인 삶으로 절대로 돌이키지 않았기에 변화받았다는 설교를 하셨을 때 큰 은혜를 받고 바로 삶에 적용하고자 만든 계획이었습니다. 입시는 끝났지만, 저의 신앙 발전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계속해서 밀려오는 세상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시간 나는 대로 교회에서 봉사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비전은 에녹과 같이 돌이키지 않는 삶을 사는 것, 성경 말씀을 더욱 자세하고 깊게 깨닫는 것, 세계의 믿는 성도와 안 믿는 사람들 모두에게 성경과 구속사 시리즈를 전하며 진실한 말씀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 21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