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교회 이야기⑥ – 빌라델비아 교회
일곱 교회 이야기⑥
빌라델비아 교회(계 3:7-13)
요한계시록의 1차적인 수신자는 사도 요한 당시 소아시아 지역에 있던 일곱 교회들이다. 물론 당시 세계의 교회가 단 일곱 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교회들은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편지의 수신자이며(계 1:11), 종말까지 있을 모든 교회의 모형으로서, 사도 요한이 편지를 기록하기까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제 있을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거룩하고 진실하사 다윗의 열쇠를 가지신 이, 곧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닫으면 열 사람이 없는 그 이’로 자신을 소개하신 예수님께서는 빌라델비아 교회에 대한 말씀을 시작하신다.
[ 칭찬 ]
요한계시록 3:8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치 아니하였도다”
빌라델비아는 주후 150년경 버가모 지역을 다스리던 아탈루스 2세 빌라델브스가 자신의 동생을 위한 도시로 개발했다. ‘사랑’이라는 뜻의 헬라어 ‘필로스’(φίλος)와 ‘형제’라는 뜻의 ‘아델포스’(άδελφός)가 합쳐져 ‘형제 사랑’이라는 의미의 이름이다. 비옥한 토지와 상업에 유리한 입지로 짧은 기간에 성장해 소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큰 도시가 되었고, 이 지역의 유대 공동체는 상인 길드를 바탕으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빌라델비아는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는 치명적 문제가 있었다. 주후 17년과 23년에 큰 지진이 일어나 도시가 황폐해졌고, 계속된 여진으로 점차 몰락해갔다. 로마의 티베리우스 황제가 빌라델비아의 세금을 감면해 주자 빌라델비아의 시민들은 황제를 섬기는 신전을 여러 군데 건설했다.
빌라델비아의 초대교회는 유대인 경제공동체에서 추방당한 상태였다. 유대인 길드들은 기독교인에게 일을 주지 않았고 회당 출입을 금지했으며, 로마인들에게 기독교인들을 고발해 박해하였다. 당시 회당 출입 금지는 유대인 커뮤니티의 전 기능에서 추방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빌라델비아 교회는 세력이 매우 미약했다. 이런 배경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열린 문”의 축복을 주셨다(요 10:1-15). 비록 유대인들의 회당은 초대교회 성도에게 닫혀 있었지만, 천국의 문은 성도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말씀이다(계 21:12-14).
[ 권면 ]
요한계시록 3:9-11 “보라 사단의 회 곧 자칭 유대인이라 하나 그렇지 않고 거짓말하는 자들 중에서 몇을 네게 주어 저희로 와서 네 발 앞에 절하게 하고 내가 너를 사랑하는 줄을 알게 하리라 10 네가 나의 인내의 말씀을 지켰은즉 내가 또한 너를 지키어 시험의 때를 면하게 하리니 이는 장차 온 세상에 임하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시험할 때라 11 내가 속히 임하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나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당시 유대인들은 강력한 모임을 이루고 있었지만, 주님은 그 모임을 ‘사단의 회(會)’라고 부르시며, 도리어 그들 중 몇이 빌라델비아 교회의 발아래 절하게 만드신다고 약속하셨다. 이 모습은 당시 로마에서 성행했던 각종 스포츠의 요소를 인용해 승자의 표식인 ‘면류관’을 얻는 것으로 묘사됐다. 빌라델비아 교회는 면류관을 이미 받았다고 선언하시고, 그 받은 면류관을 굳게 잡아 심판과 구원의 날까지 사단의 회에 빼앗기지 말 것을 권면하셨다.
[ 약속 ]
요한계시록 3:12-13 “이기는 자는 내 하나님 성전에 기둥이 되게 하리니 그가 결코 다시 나가지 아니하리라 내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성 곧 하늘에서 내 하나님께로부터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나의 새 이름을 그이 위에 기록하리라 13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지진이 잦은 빌라델비아에서는 엄청나게 두꺼운 기둥을 만들어서 지진을 극복하려고 했다. 빌라델비아 초대 교회 터에는 여섯 기둥 중 세 기둥이 지금도 남아 있다. 아무리 큰 지진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기둥이 되어 성전을 지탱하는 자로 삼으신다는 것이다. 12절의 ‘새 예루살렘의 이름’, ‘나의 새 이름’은 소유와 시민권과 관련된 표현으로, 빌라델비아 교회를 하나님의 나라인 새 예루살렘의 시민권을 가진 자로 인정한다는 말씀이다(사 56:5).
유대인들이 회당의 문을 굳게 닫고 쫓아냈던 빌라델비아 교회가 도리어 열린 문의 축복을 받고 하나님 성전의 기둥이 된 것은 가톨릭과 대립했던 종교개혁 시대의 모습을 상징한다. 당시 가톨릭 교회는 교황과 사제의 성경 해석만 인정하고, 일반 성도의 성경해석을 엄격히 금지했다. 히브리어, 헬라어 성경을 함부로 읽지 못하게 하고, 평민은 알 수 없는 라틴어로 예배를 진행해 평신도는 하나님 말씀을 알 수 없도록 문을 닫았다. 가톨릭에 도전하는 자에게는 이웃과 사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파문’이라는 ‘사회적 사형’에 처했다. 그러나 종교개혁가들은 닫힌 문의 위협을 오직 성경의 말씀에 의지해 열린 문의 축복으로 바꾸고야 말았다. 수많은 위협과 핍박을 인내한 종교개혁가들의 신앙고백은 오늘날 기독교의 기둥이 되어 교리와 교회 정치의 기본 틀이 되었다.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 중 책망 없이 칭찬만 받은 교회는 박해 시기의 서머나 교회와 빌라델비아 교회 뿐이다. 하나님께서 칭찬하신 교회는 외적 성장이 아닌, 세상의 위협과 유혹, 핍박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소망으로 인내해 내적으로 열매 맺은 교회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글_정디모데 목사
- 21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