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교회 이야기④ – 두아디라 교회
일곱 교회 이야기④
두아디라 교회(계 2:18-29)
요한계시록의 1차적인 수신자는 사도 요한 당시 소아시아 지역에 있던 일곱 교회다. 물론 당시 세계의 교회가 단 일곱 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교회들은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편지의 수신자이며(계 1:11), 종말까지 있을 모든 교회의 모형으로서, 사도 요한이 편지를 기록하기까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제 있을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신을 ‘그 눈이 불꽃 같고 그 발이 빛난 주석과 같은 하나님의 아들’로 소개하신 예수님께서는 두아디라 교회에 대한 칭찬과 책망, 권면, 약속의 말씀을 선포하신다(계 2:18).
[ 칭찬 ]
요한계시록 2:19 “내가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
버가모와 사데 사이의 교통 요지인 두아디라는 작은 도시였지만, 셀류쿠스 1세가 유대인들을 집단으로 이주시키며 상업 도시로 크게 번성했다. 당시 최고 권력자들이 애용한 자주색 옷감을 염색하는 기술이 발전된 곳으로, 자신의 집을 헌당해 빌립보 교회를 세운 루디아의 본가가 있는 곳이다(행 16:11-15). 고도로 상업이 발달한 두아디라에서 경제생활을 영위하려면 해당 업종의 ‘길드’에 소속돼 있어야 했다. 길드는 티림노스 신전과 긴밀히 연결돼 길드원들이 이 신전을 경제적으로 후원하고 신전의 창기들과 음행을 즐기는 경우가 빈번했다. 집단 이주해온 유대인들은 대부분 섬유업 길드에 소속됐고, 음란한 이방 제사를 드리는 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두아디라 교회 성도들은 ‘사업’, ‘사랑’, ‘믿음’, ‘섬김’, ‘인내’에 대한 칭찬을 받았다. 여기 ‘사업’은 헬라어 ‘에르곤’(ἔργον)으로, 사역을 의미한다. 두아디라 교회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교회 생활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본이 되며 사람들을 섬기는 사역을 성실하게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 책망과 권면 ]
요한계시록 2:20-23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 21 또 내가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었으되 그 음행을 회개하고자 아니하는도다 22 볼지어다 내가 그를 침상에 던질 터이요 또 그로 더불어 간음하는 자들도 만일 그의 행위를 회개치 아니하면 큰 환난 가운데 던지고 23 또 내가 사망으로 그의 자녀를 죽이리니 모든 교회가 나는 사람의 뜻과 마음을 살피는 자인 줄 알지라 내가 너희 각 사람의 행위대로 갚아 주리라”
그러나 두아디라 교회는 아주 자그마한 틈으로 인해 무서운 책망을 받게 된다. ‘이세벨’을 용납함으로 많은 사람이 행음과 우상숭배에 빠진 것이다. 이세벨은 북 이스라엘 7대 왕이었던 아합의 아내로, 이스라엘에 바알과 아세라 숭배를 도입한 악녀이다(왕상 16:31, 18:4, 19:1-2, 21:5-16, 23-25, 왕하 9:7-10, 36-37). 마치 이세벨처럼 극악무도했던 여선지자가 두아디라 교회를 미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구절에서 ‘여자’는 단수형으로, 그녀는 두아디라에서 성행한 우상 숭배와 음행에 참여할 것을 성도들에게 종용한 거짓 선지자였다. 게다가 회개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미혹을 반복함으로 무서운 심판이 선포되었다.
[ 칭찬 ]
요한계시록 2:24-25 “두아디라에 남아 있어 이 교훈을 받지 아니하고 소위 사단의 깊은 것을 알지 못하는 너희에게 말하노니 다른 짐으로 너희에게 지울 것이 없노라 25 다만 너희에게 있는 것을 내가 올 때까지 굳게 잡으라”
주님은 이세벨의 교훈을 따르지 않고 신앙의 자리를 지킨 두아디라 성도들을 칭찬하셨다. 이들은 사도들을 통해 선포된 처음 신앙을 굳게 붙잡은 자들이었다. 비록 교회 안에서는 이세벨이, 교회 밖에서는 길드와 우상 신전이 성도를 핍박하고 유혹해도 끝까지 처음 믿음을 지킬 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받은 것이다.
[ 약속 ]
요한계시록 2:26-29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 27 그가 철장을 가지고 저희를 다스려 질그릇 깨뜨리는 것과 같이 하리라 나도 내 아버지께 받은 것이 그러하니라 28 내가 또 그에게 새벽 별을 주리라 29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교회가 초대 교회의 설립과 박해, 기독교 공인 시대를 상징한다면, 두아디라 교회는 교황권 대두 시대를 상징한다. 앞선 세 교회에 대한 말씀에서는 교회를 타락시키는 대적이 복수형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두아디라 교회에서는 ‘이세벨’로 지칭되는 단수형이다. 초대교회 시대에는 가장 큰 교회 다섯이 있었다. 당시 세계의 수도인 로마 교회, 십자가의 현장인 예루살렘 교회, 세계 지식의 중심지 알렉산드리아 교회, 사도 바울의 모 교회인 안디옥 교회, 그리고 사도 바울에게 가장 오랜 기간 복음을 배운 에베소 교회. 서로 도우며 박해를 극복하던 다섯 교회는 기독교가 공인된 후 누가 높으냐를 놓고 치열하게 싸웠다. 로마 교회는 ‘천국 열쇠’ 말씀을 받은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가 로마 교회의 감독을 후계자로 삼았다고 주장하며 교계의 패권을 차지했다. 일선 선교사들이 북유럽, 동유럽으로 말씀을 확장해 가는 동안, 정작 로마 교회 수장들은 그리스도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이방 종교의 계급제와 예전(禮典)을 도입했고, 마침내 자신을 교황이라 부르기에 이르렀다. 초대교회는 철저한 계급의 교황제나 사람의 눈을 홀리는 성대한 예전이 아닌, 모여서 말씀을 나누고 성도간의 교제가 이루어지는 참 예배의 교회였다. 오직 처음 주신 말씀과 행함을 붙잡고 있을 때 세상의 미혹을 이기는 자가 되어 만국을 다스리는 철장(鐵杖) 권세를 받을 수 있다.
글_정디모데 목사
- 21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