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시내산 8차 등정’의 레전드 모세를 만나다
‘시내산 8차 등정’의 레전드
모세를 만나다
*이 글은 성경을 토대로 한 가상 인터뷰입니다.
BC 1446년부터 1406년까지 이어진 출애굽과 광야 노정은 성경 전체의 축소판이자, 말세 성도의 신앙 여정의 예고편이다. 그래서 구속사 시리즈 저자는 이 시대를 집중적, 반복적으로 조명한다. 횃불언약의 성취를 다룬 제2권, 십계명을 다룬 제7권, 10대 재앙과 광야 노정을 다룬 제8권, 성막과 언약궤를 다룬 제9권의 배경이 모두 이때다. 그래서 이 시대의 주인공 격인 모세는 양(量)으로만 치면 구속사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비중이 큰 인물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모세 인터뷰는 매우 중요한 인터뷰다.
전설적 인물을 만나 영광입니다. 늘 궁금했던 질문부터 드리지요. 출애굽 때 당신은 80세였는데 해발 2,291m, 풀 한 포기 없는 바위산인 시내산을 126일간 여덟 번이나 오르내리셨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요?
하하. 그때를 기억합니다. 2012년 여러분의 하계대성회 때 유구한 역사 속 세계 최초로 나의 시내산 8차 등정을 날짜까지 자세히 탐구하던 모습 말입니다. 감동이었죠.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 하나하나의 과정에 하나님의 애타는 심정과 오묘한 섭리가 깃들여 있는데, 그 전모가 밝혀지는 게 감사했죠. 맞습니다. 초인적 힘이 필요한 일이었어요.
특히 BC 1446년 3월 2일부터 3월 8일까지 7일 동안은 여섯 번이나 시내산을 올랐어요. 80세 노구(老軀)였지만 사명감이 나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400년 종살이를 끝내고 마침내 언약의 국가를 이루게 된 자부심, 요셉 할아버지의 해골을 메고 보무당당하게 애굽을 떠나던 기억, 홍해가 갈라지고 세계 최강국인 애굽의 군대가 수장(水葬)되던 모습, 만나가 쏟아져 200만 명을 먹이신 기적… 그런 체험을 주셨기에 가능했지요. 내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엄이 나를 몰아가신 겁니다.
그 126일에는 40일 금식기도와 40일 중보기도, 그리고 다시 40일 금식기도의 기간이 포함돼 있었지요. 놀라울 뿐입니다.
사람들은 40일 금식기도가 힘들 거라고 생각하죠. 실은 두 번의 금식기도 사이에 낀 40일 중보기도가 가장 고통스러웠어요. 금송아지를 만드는 가증한 죄를 저지른 동포들이었지만, 그들이 하나님의 버림을 받는 것만은 지도자인 나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생명책에서 내 이름을 지우시더라도 백성들만은 살려달라고 눈물로 간절히 기도했어요. 해가 40번 지고 뜨는 동안 밤낮으로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멸시해 언약을 파기한 죄가 얼마나 무섭고 위험한지 깨달았고, 범죄는 쉽지만, 속죄는 참으로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감사하게도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이 결국은 내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온유함이 지면에 승한 사람’(민 12:3)이라고 평가하셨지요. ‘현대인의 성경’은 “모세는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겸손한 사람이었다”라고 번역했습니다. 비결이 있다면?
나도 처음부터 온유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동족을 괴롭히는 애굽인을 그 자리에서 쳐죽일 정도로… 그러나 광야로 도피해 40세부터 80세까지 40년간 연단을 받았지요. 다른 민족에 빌붙어 살며 가정을 이루고 생업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부끄럽고 누추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세계 최강대국의 유력한 왕자가 갑자기 최하층민이 됐으니, 40년간 참고 견디고 낮아지고 기다리는 훈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훈련 덕분에, 마침내 시내산 떨기나무 불꽃에서 나타나신 하나님께서 내게 신을 벗으라 명하실 때 불신, 절망, 회의, 탐욕, 성깔 모두 벗어버릴 수 있었던 겁니다. 오늘날의 여러분도 그 과정을 달게 받으셔야 합니다. 욕심이 나고 성질부릴 만한 일이 있더라도 참고 견뎌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 여러분 나라도 힘들고, 역병도 계속되고, 생업도 어렵다고는 하지만 40년간 참아 봤습니까. 40년을 견뎌 봤느냐는 말입니다.
말문이 탁 막혔다. 그렇지만 너무 기죽어선 안 된다. 인터뷰는 기싸움이다. 페이스에 말려들지 말자.
그런데 그런 당신이 BC 1446년 4월 17일 시내산 제6차 등정에서 내려온 날, 금송아지를 만든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고 십계명 두 돌판을 던져 깨뜨려 버렸지요. 좀 더 참지 그러셨습니까?
허허. 성경 공부를 덜 하셨구려. 그것은 내가 인간적 분노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오. 하나님의 공의로움에 근거한 분노였소. 돌판을 깨뜨림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멸망하는 것을 막고자 한 겁니다. 당시에는 언약의 판을 깨뜨리면 그 판에 기록된 문서 내용의 효력이 취소된다는 뜻이요. 만약 그 돌판에 새겨진 계명대로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면 이스라엘은 당장에 큰 화를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분 말이 느리고 혀가 둔하다더니(출 4:10) 엄살이었던가? 말문이 또 막혔다.
십계명 얘기가 나왔으니 여쭤보겠습니다. 3,600년 전 당신이 받은 십계명은 그때에나 해당하는 얘기 아닌가요? 지금 우리에게도 십계명이 필요한 겁니까?
십계명은 절대 옛날얘기가 아니요.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세계의 중심이라 하셨소. 이스라엘의 중심은 예루살렘, 예루살렘의 중심은 성전, 성전의 중심은 지성소, 지성소의 중심은 법궤요. 법궤의 중심은 뭐요? 바로 두 돌판이요. 거기에 십계명이 새겨져 있소. 그 뜻을 깊이 생각해 보시오.
십계명을 요약하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오. 예수님은 산상보훈에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라고 하셨지요. ‘강령’은 일의 으뜸이 되는 줄거리라는 뜻이지. 예수님이 십계명을 ‘강령’이라 하신 것은 십계명이 신구약 성경 전체의 핵심이라는 말씀이요. 십계명에는 십자가 복음의 정수가 다 들어있소. 십계명을 이뤄야 구속사가 완성된다는 말입니다. 제6계명 ‘살인하지 말라’를 예로 들어보겠소. 이 말씀은 단지 다른 사람의 생명을 끊지 말라는 뜻만이 아니오. 마음으로, 혀로, 무정함으로 남을 죽이는 것, 세상 근심과 염려에 얽매여 자기를 죽이는 것,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죽이는 것, 더 나아가 형제에게 노하고, 인격을 모독하고, 정죄하는 것도 다 살인이요. 예수님이 말씀하지 않으셨소?(마 5:21-22)
그렇군요.
힌트를 하나 더 드릴까요?
좋습니다.
기자 양반은 시편 119편을 읽어봤소?
읽어봤습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시편 119편은 신구약 성경 전체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소. 히브리어 단어 10가지를 통해 성경 전체를 축약해 놓았지. 그 ‘열 말씀’은 십계명의 본질이고, 각 계명의 행동지침이오. 여기까지만 하겠소.
잘 상고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바람 잘 날 없던 40년 광야 노정의 와중에 대체 모세5경을 언제 쓰셨습니까?
40년이 워낙 긴 세월이잖소.
그가 미소를 지었다.
어떤 날은 새벽부터 밤까지 고되게 행군했고, 어떤 날은 이민족과 목숨을 건 전투를 벌였지만 아주 오랜 기간 한곳에 머물러 있는 때도 많았다오. 구름 기둥이 떠올라 인도하실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었소. 모든 지체(遲滯)가 결국 우리들의 불신 때문이었지만 말이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시간조차 허투루 쓰지 않으시고 내게 모세5경을 기록하게 하신 거요.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는 보고 들은 일이니 그렇다 쳐도 창세기는 내게도 아주 먼 옛날이야기였소. 아담 할아버지를 창조하신 BC 4114년은 나의 시대부터 2,600년 전이란 말이요. 나와 기자 양반 사이가 3,400년 차이이니 얼마나 긴 세월인지 알겠소? 성령님의 감동으로 아담부터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할아버지까지의 일을 기록하면서 나는 광야 노정이 단지 우리 민족의 해방 역사가 아니라 전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횃불언약의 성취 과정이자, 구속사 전체의 압축판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소. 동포들의 끊임없는 배신과 반란, 원망도 참고 견뎠던 것은 그 사명감 때문이었던 것 같소.
마지막으로 저희에게 당부 한마디 해 주시지요.
광야의 모든 사건을 잘 상고해 보시오. 하나하나가 지금 당신들이 겪고 있는 일과 평행이론처럼 직결돼 있을 거요. 하나만 얘기해 보겠소. BC 1446년 3월 7일 나와 아론, 나답, 아비후, 그리고 이스라엘 장로 70인이 시내산에 올라 ‘하나님과 함께 먹고 마시는’ 전무후무한 향연에 참석했어요. ‘하나님을 보니 발아래 사파이어를 편 듯하며 하늘같이 청명하더라.’ 하고 증언까지 했죠. 하나님은 우리를 ‘존귀한 자’라고 불러 주셨고요.
그런데, 그로부터 40일도 지나지 않아 그들은 모두 금송아지 사건의 주도자, 가담자, 방관자가 됐습니다. 물론 나도 떳떳할 수만은 없어요. 마지막에 결국 자기 분을 못 참아 가나안 땅을 못 밟았으니 말이요. 여러분은 절대로 우리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됩니다. 수많은 선진들이 당신들을 애타게 지켜보고 있소.
10대 재앙, 성막과 언약궤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지만, 이번 인터뷰는 구속사 시리즈 제7권에 한정하기로 한 만큼 대화는 여기까지였다. 자세한 내용은 신구약 성경과 구속사 시리즈 제2권, 7권, 8권, 9권을 상고(詳考)하시기 바란다.
*이 글은 구속사 시리즈 제7권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으로 본 영원한 만대의 언약, 십계명> (도서출판 휘선, 박윤식 저)의 내용 일부를 극화(劇化)한 것입니다. 전체 내용을 알기 위해 책을 꼭 읽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 21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