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인싸’가 순간 ‘핵아싸’ 됐지만…
‘핵인싸’가 순간
‘핵아싸’ 됐지만…
저는 평강제일교회로 오기 전 집 근처 교회에 다녔어요. 초등부, 중등부에서 모두 회장이었고, 친구들 40명을 전도해 전도 왕이 될 정도로 열심이었어요. 중등부 회장 때는 주일 아침 7시 반 일어나 회원들에게 다 전화를 돌렸어요. 전화 안 받는 사람은 형광펜으로 체크해 임원들에게 연락하라고 하고, 저는 자고 있는 친구들의 집에 찾아가 문을 두들기며 깨워서 오전 9시 예배로 데려왔죠. 그렇게 열심히 다니던 교회를 뒤로하고 우리 교회에 오게 된 것은 저희 아버지(김승배 집사) 덕분이에요.
아버지는 어릴 적 꿈이 목사님이었대요. 군 복무 하시는 동안 성경을 매일 30장씩 읽어 총 30독 할 정도로 말씀에 관심이 많으셨대요. 예수님의 족보에 궁금증을 갖게 돼 여러 주석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궁금했던 것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고, 혼자서 노트에 아담부터 순서대로 나이를 계산하면서 족보 연구를 하셨대요. 제대 후 어느 날,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회의하시는 곳에 들어가서 대뜸 “노아 방주를 건축하는 데 몇 년이 걸렸나요?” 하고 여쭤보았더니 목사님께서 “주석에 120년이라고 나와 있는데 신학을 하는 애가 그것도 모르냐”면서 꾸짖으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버지가 “제가 말씀 공부를 하면서 계산해보니, 노아 방주를 짓는 데 100년도 안 걸렸고, 많이 걸려야 70-90년 사이일 것이다”라고 말씀드렸다고 해요. 결국 그 교회에서는 청년부 회장까지 했던 아버지를 ‘신천지’라고 몰아 쫓아냈다고 합니다.
교회에서 쫓겨난 뒤 건강식품 방문 판매 회사를 운영하면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선지자 같은 분을 만나게 해달라’라고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2007년에 일 때문에 어느 집에 갔다가 나오시는데 책장에 꽂힌 <창세기의 족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대요.
“이 책 좀 빌려달라”고 간곡히 청하셨더니 집주인이 선뜻 내어주지 않다가 “3일 안에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하자 빌려주셨답니다. 3일 동안 밤새도록 그 책을 읽으셨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책 주인은 우리 교회 권사님이었고, 그 책은 바로 그 해 발간된 구속사 시리즈 제1권이었지요.
주일이면 가족 모두 집 근처 교회에 다녔는데 어느 날부턴가 아버지가 저희에게 먼저 가라고 하시고 교회에 같이 가시지 않았어요. 1년 동안 그러셨죠. 나중에 알고 보니 집에서 1시간 반 걸리는 평강제일교회에 혼자 다니신 거예요. 구속사 시리즈를 읽고 너무 큰 은혜를 받으셨는데, 교회를 험담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과연 어떤 교회인지 확인하고 싶어 혼자 다니신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주일에 갑자기 차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시더니 “오늘부터 우리 가족은 평강제일교회로 간다”라고 선언하시는 거예요. 저는 중등부 회장이라 교회에 안 가면 안 되는데 갑자기 그러시니까 울고불고 난리를 쳤어요.
‘평강제일교회를 험담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그리 가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는 “이상한 교회는 처음 간 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집에도 못 가게 한다. 그런데 이 교회는 내가 어디서 온 사람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하나도 신경을 안 쓴다”라고 하시면서 저희를 평강제일교회로 데리고 가셨죠.
원래 다니던 교회에선 제가 ‘핵인싸’였는데 평강제일교회에 오니 ‘새 친구’이고, 원래 친하던 아이들끼리만 다니니 교회 생활이 너무 힘들었어요. 아버지에게 울면서 “아빠, 이 교회에는 제가 필요 없어요”라며 다니던 교회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네가 편한 대로 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던 중 고3이 됐어요. 어느 날 아버지께서 저희 3형제를 앉혀 놓고 이야기를 하시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는 거예요. 평강제일교회 원로 목사님께서 직접 하시는 말씀을 들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으니, 주일 2부 예배 때는 꼭 평강제일교회에 와서 말씀을 들으라는 것이었어요. 평강제일교회에는 정이 안 붙어 안 다니려고 했는데, 평소에 눈물이 없는 아버지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순종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덕분에 원로 목사님이 2014년 12월 17일 천국 입성하시기 전에 1년이나마 직접 원로목사님 말씀을 들을 수 있었죠. 고등부도 중등부와 마찬가지로 친한 친구들끼리의 문화가 강했고, 저는 고등학교 졸업한 뒤에도 헵시바(청년1부) 가기가 싫었죠. 그렇지만 아버지가 “친구들 잘 챙기는 게 너의 달란트인데, 헵시바 새 가족팀은 규모가 클 테니까 들어가서 열심히 배워라”고 권하셔서 헵시바 사랑팀(새 가족팀)에 들어 갔었고, 지금은 샤론찬양선교단과 중등부 찬양부 교사로도 봉사하고 있어요. 과거의 저처럼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교회 생활에 재미를 못 느끼는 중등부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제 경험으로 중등부 시절은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라는 기본적인 지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경 말씀에 대한 의문점들이 생기는 중요한 시기에요. 올바른 신앙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며 같이 나아가고 싶어요. 원로 목사님께서 구속사 시리즈를 통해서 강조하신 것처럼, 신앙의 전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저에게 전해주신 원로 목사님의 말씀들을 저도 미래의 자식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서 모두 메모해두었습니다. 아버지가 제게 신앙을 전수해주신 것처럼, 먼저는 제 신앙을 잘 지키고 자식들에게 올바른 신앙의 대물림을 하고 싶습니다.
구술 정리_김동현 기자
- 21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