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탐방④ 봉덕 은혜교회
교회 탐방 ④
봉덕 은혜교회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강원도 횡성군의 청일면, 고즈넉한 개울가 옆에 봉덕 은혜교회(담임: 박에녹 목사)가 자리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 횡성의 한 교회에서 사역하던 이무행 목사가 휘선 박윤식 목사의 설교를 접한 뒤, 김관영 집사의 집에서 다섯 가정과 함께 모여 박윤식 목사에게 배운 성경 말씀을 가르쳤다. 그리고 1987년 10월 28일, 봉덕마을 방앗간이 있던 자리에 봉덕 은혜교회가 건축됐다. 이 교회는 생명의 방앗간이 말씀의 떡을 찧어내듯 말씀을 선포하는 교회가 됐다.
“서로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다 알죠”
교회 창립 때부터 출석했던 성도들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팡이를 짚고 교회에 나와 예배드린다. 농번기든 농한기든, 주일 오전·오후 예배는 물론 수요예배, 새벽예배 출석에도 최선을 다한다. 성도의 평균연령은 70세, 등록 성도의 주일 성수 비율은 95%에 이른다. 코로나 전에는 1·5·3 운동(새벽예배 10명, 주일 낮 예배 50명, 수요예배 30명 출석)도 벌였다.
“새벽예배, 수요예배, 구역예배 드리고 집회까지 참석하다 보면 서로 사정을 속속들이 알죠.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아요.” 전도를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찾아가면 마음을 얻기가 쉽지는 않다. 성탄절이나 부활절 즈음에는 관공서에 찾아가 떡을 돌리기도 한다. “시골 분들은 알랑방귀 뀐다고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고 성도들은 말한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사람들을 보내주신다는 것이었다. 조무환 집사는 원주에서 1시간 걸리는 이곳까지 와서 정착했다. 지역신문 <교차로>를 보고 교회를 찾은 것이다. “하나님 모시는 데 교파가 무슨 소용이겠냐 싶어서 말씀 들어보니까 좋아서 오게 됐어요.” 그는 6년째 성가대, 구역장, 남선교회장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아이들을 통해 전도의 문이 열리기도 했다. 전교생이 28명인데 절반 이상이 전도돼 학교에서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교회에 못 오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교회학교 쉼터를 공사 중이다.
청일면을 들썩이게 한 구속사 말씀
좁은 동네여서 악선전도 빨리 퍼지고 아예 은혜교회에 마음을 닫아버린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2016년 성경 구속사 세미나가 시작된 뒤 한순간에 시비가 사라졌다. “구속사 말씀으로 세미나를 하니 사람들이 알아준다. 면장까지 세미나에 참석하며 화기애애해졌다.” 박에녹 목사는 구속사 세미나 이후 분위기가 역전됐음을 느꼈다고 말한다. 2017년부터는 원주·횡성·평창·홍천의 목회자들이 모여 ‘영서 지역 구속사 아카데미’가 만들어질 정도로 목회자들이 말씀을 사모하고 있다. 해마다 열린 세미나는 2019년에는 무려 200여 명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농사일이 가장 바쁜 계절이었지만 온 성도가 생업을 제쳐두고 세미나를 준비했다. “전 성도가 40일 릴레이 금식기도를 하며 준비했습니다. 당일 음식을 어떻게 준비할까 고민하다가 시골에서 잔치하는 것처럼 항아리 뚜껑에 담아서 대접했는데 모두 좋아하셨어요. 박윤식 목사님께서 누구를 대접하든 예수님을 대접하듯 하라는 말씀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박현주 사모)
“할 줄 아는 게 자리 지키는 것뿐”
2015년 11월에는 17명의 성도가 장로, 권사, 안수집사로 임직됐다. 1994년 11월 장로, 권사 각각 2명을 세운 뒤 첫 임직이었다. “저는 배우질 못해서 뭐 알아야죠. 할 줄 아는 건 자리 지키는 거예요” 매주 불편한 몸을 이끌고 교회에 나오는 82세 이옥연 권사의 임직 소감이었다.
“제 이름 하나 못 썼는데 그런데도 권사 시켜주시고, 아무것도 못하는데 사용해 주시니 감사하지요” 교회 건축 때부터 함께 한 김진옥 권사(79세)의 소감도 오직 감사뿐이었다.
가장 가까운 기차역이 10km 떨어진 둔내역,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 찾기도 힘든 농촌 교회지만 적은 능력으로도 칭찬받은 빌라델비아교회처럼 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글_강원도 횡성=이푸름 기자
- 21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