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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간 목요예배 개근’ 김경수 성도를 만나다

2019.11.04 01:38

‘37년 간 목요예배 개근’
김경수 성도를 만나다

평강제일교회에는 매주 목요일 ‘구국(救國)예배’를 드리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현대의 기독교인들이 수요예배조차 잘 드리지 않는 풍조 속에서도 평강제일교회 성도들만은 수요일은 물론, 목요일에도 오전 11시면 성전에 나아와 나라와 민족, 교회와 가정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강산이 3번이나 바뀌고도 남음이 있는 긴 세월 동안 한 번도 목요예배에 빠진 적이 없는 성도가 있다. 그것도 남성 성도가 말이다. 김경수 성도(70세)를 만나 사연을 들어보았다.

처음에 평강제일교회에는 어떻게 오셨나요?
교회에 등록하기 6개월 전부터 성경공부를 했어요. 날 전도하신 분이 이모부입니다. 이모부가 브라질에서 계실 때, 브라질 부흥회를 위해 방문한 원로목사님(휘선 박윤식 목사)께서 이모부네 집에서 며칠간 머무르셨다고 해요. 그때 이모부가 저에게 “너무 좋은 목사님을 만났는데, 너도 6개월만 그 교회에서 공부해 봐라. 정 아니면 출석만이라도 하라”고 당부하셨어요. 이모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가게 됐죠. 당시 우리 교회 대학부 교사이셨던 고재분 전도사님을 만나 6개월간 성경공부를 했고, 거기서 많은 은혜를 받았어요. 그리고선 교회에 등록했죠.

목요예배를 드리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나라와 민족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는 시간이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갔었어요. 그 당시에는 목요예배를 가면 원로목사님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가까이에서 말씀을 듣다보니 너무 좋은 거예요. 특히 설교 전에 일어서서 애국가를 부르는데 마치 운동 경기에서 금메달을 딸 때, 태극기가 올라가면서 애국가가 흘러나오는 그런 감격스러움이 느껴지더라고요.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그렇게 시작된 예배가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이제는 나에게 명령이 됐어요. 단순히 예배의 참석 여부의 문제가 아닌 ‘예배를 나의 생명으로 여기고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끝까지 구속사 말씀을 열심히 공부해서 아이들 가르치고, 외국 사람들이 몰려올 때 가르치겠다는 그런 마음이요.
원로목사님이 항상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예배 한 번 참석한 사람과 두 번 참석한 사람이 어떻게 같을 수 있냐고. 그러면 공의의 하나님이 아니라고. 고린도후서 7장 11절 말씀처럼 저 사람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열심히 해야지 하는 ‘신령한 시기’를 내면서 지금까지 열심을 다하고 있어요. 그런데 세상 사정이 만만치 않아요. 생활도 해야 하거든. 제 일이 밤을 새서 하는 일이다 보니, 밤을 꼬박 새서 일하고 주일 새벽부터 준비해서 중등부 교사에, 틈틈이 남선교회, 식당 봉사에 3부, 4부 예배까지 드리다 보면 당연히 피곤하지. 하지만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주일 4부예배까지 다 완수하고 나올 때의 그 마음은 아버지가 나에게 주신 훈장을 받고 나오는 느낌이에요. 예배를 드릴 때마다 상급(賞給)이 있다고 했잖아. 그 상급을 무궁화 훈장처럼 받는 것 같아요. 가서 꾸벅꾸벅 졸아도 예쁘게 봐주실 것 같아요.

보라 하나님의 뜻대로 하게 한 이 근심이 너희로 얼마나 간절하게 하며 얼마나 변명하게 하며 얼마나 분하게 하며 얼마나 두렵게 하며 얼마나 사모하게 하며 얼마나 열심 있게 하며 얼마나 벌하게 하였는가, 너희가 저 일에 대하여 일절 너희 자신의 깨끗함을 나타내었느니라 (고후 7:11)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만으로 모든 예배를 지키기란 쉽지 않을 터. 예배 사수를 위한 특별한 원동력이 있었나요?
청년 시절, 원로목사님께 기도문을 낸 적이 있어요. 새벽예배부터 시작해 모든 예배를 다 참석하고 싶다고. 상황상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었는데, 그때 답변으로 주신 말씀이 ‘하나님을 경외하면’ 스바냐 3장 17절처럼 된다는 말씀이었어요. 너를 사랑하되, 잠잠히 사랑하신다고. 남한테 보이게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잠잠히.
인생에서 시련이 참 많았어요. 사람들은 모르는. 아들도 먼저 하늘로 보내고, 경제적으로 차마 말 못할 어려움들이 겹겹이었어요. 오죽하면 원로목사님께서 “경수가 살아 있는 게 기적이다”라고 두 번이나 말씀하셨겠어요. 그때 생각했죠. ‘하나님이 다 아시는구나. 말하지 않아도’. 그래서 아무도 몰라줘도 그때 주신 스바냐의 말씀처럼 나를 잠잠히 붙들어 주고 계시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러니 살면서 얼마나 힘이 되요? 지금도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인생의 어려운 순간마다 신앙으로, 예배로 위로받고 이기는 생활을 해오는 거지요.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습 3:17)

어떻게 예배의 습관을 들이셨나요?
사람이 숨을 쉬잖아요. 나도 모르게 쉬어지는 게 숨인데, 예배도 마찬가지예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와서 드리고 있는 것. 처음에는 예배를 가야겠다! 생각하고 행동을 하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면 이제는 내가 살아야겠다! 하고 살기 위해 예배를 나가는 단계가 되어가는 거지. 숨을 훅 쉬듯이. 이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온몸에 습관화가 되어버렸어요. 밤새 일하고 와서 피곤해서 자고 있다가도 예배시간이 되면 깜짝 놀라서 일어나 후다닥 예배드리러 가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예배 자리에 앉아 있으면 또 기가 막히게 그때마다 주시는 은혜가 있어요. 거저 온 것도, 시간 때우러 온 것도 아니고 주시는 은혜가 때마다 있으니, 그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려요. 은혜를 저장해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때마다 필요한 은혜를 신선하게 받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예배를 건너 드리게 되면 내가 받아야 할 은혜 역시도 건너 놓치는 거예요.

40여 년 가까이 꾸준히 신앙의 자리를 지키는 비결이 있다면요?
결국 말씀. 말씀을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이 비결이지요. 많이 들어야 해요. 말씀 안에 모든 해답이 다 들어 있어요. 카운슬러나 모사(謀士)가 필요 없이 말씀이 나의 상담자 역할을 해주니까요. 요즘 얘들은 한 말 또 하면 싫어해요. 그 얘기 또 하냐고. 그런데 말씀은 달라요. 열 번, 백번 들어도 들을 때마다 내 안에서 이루어지는 게 다 달라요. 예전에 샤론 찬양선교단 초창기에, 바르사 악단이라고 해서 원로목사님 세계선교를 따라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받았던 말씀들이 요즘 들어 하나하나 생각이 나요. 옛날에는 그저 그렇게 넘겼던 말씀들이 이제야 가슴에 사무쳐서 눈물이 나고… 전혀 다른 은혜가 임하는 거지.
그리고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신앙의 동역자. 혼자서 하는 것보다 신앙의 동역자들과 받은 은혜를 나누다 보면 다시금 힘이 샘솟는 것을 느껴요. 물론 말씀이 좋아서 예배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첫 번째지만, 성전에 들어가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좋아서 예배시간이 기다려지는 것도 있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그 자리에 보이시는 분들을 지금까지도 보고 있어요. 안 보이면 보고 싶고, 만나면 너무 좋고, 살아 있는 것 같고.
여기에 마지막으로 힘들 때마다 원로목사님과 함께 쌓은 신앙의 추억을 돌아보는 것.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은 지혜로 사건을 해결하시는 그 지혜를 배워서 그 방법 그대로 내 삶에 적용시켜 나가며 자리를 지키는 것. 이 세 가지가 나의 롱런하는 신앙의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다 보면 세대와 문화가 바뀌어가는 것을 목도하실 텐데, 후세대들을 향한 신앙 전수의 방법이 있나요?
전에 어느 박사님이 교회에 오셔서 한 말이 생각나요. 히브리인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문화나 사고방식이 잘 바뀌지 않는다고. 타지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회당 하나만큼은 지키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그 회당 안에서 자기 나라의 역사와 성경 말씀, 문화들을 그대로 배워왔기 때문에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그 사상이 그대로 내려온다는 거지. 시대가 조금만 지나도 세대 차이 느낀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데, 그런 세대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곳이 바로 히브리 민족이라는 거예요. 그 말이 참 인상 깊더라고. 원로목사님 봐요. 연세가 그렇게 드셨는데도 아주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모두를 아우르잖아? 그걸 보면서 모든 세대를 뛰어 넘는 것이 바로 말씀이구나.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는 말씀. 그 말씀을 모시고 사는 것이 시대를 유연하게 이어가는 방법인거죠.
내가 어쩌다보니 1987년도부터 32년째 중등부 교사를 하고 있어요. 아주 옛날에 가르쳤던 학생이 이제 자식을 낳아서 그 자식이 다시 중등부로 오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공감대 형성이 어려울까 봐 고민을 했는데, 딱히 방법은 없어요. 그저 내가 걔네들 밑으로 들어가서 걔네들 차원에서 나도 같이 어려져서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는 거밖에. 올해는 중등부 1학년 반을 맡았어요. 공과를 해야 하는데 얘들이 무지하게 떠드는 거야. 그때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는 대신에 쉿!을 입이 아닌 눈에다가 해. 그러니까 얘들이 보고 막 웃는 거야. 그때부터 친구가 되는 거예요. 그 모션 하나로 말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 친구들한테 ‘신앙을 전수해 주겠다’, 이것보다도 마음을 서로 합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너무 굳어지면 안 되거든. 여유롭게, 상대의 마음을 가볍게 터치해 가면서 권위 없이 다가가는 것. 물은 형태가 없잖아요. 어느 모양으로 들어가도 그 모양과 똑같은 모양으로 변해요. 높은데 올려놔도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가서 하나씩 채워서 올라가는 게 물이야. 저도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그것뿐이에요.

신앙의 청춘(靑春). 70세라는 나이가 도무지 믿기지 않는 김경수 성도를 인터뷰하면서 ‘시므온’(눅 2:25)이 떠올랐다. ‘이 모습 이대로 끝까지 남는 자가 되어 변화의 반열에 서는 것’이 마지막 남은 인생의 꿈이라는 김경수 성도. 진정한 신앙의 젊음을 누리고 있는 그의 꿈을 응원한다.

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 사람이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 성령이 그 위에 계시더라 (눅 2: 25)

글_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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