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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구속사 하계대성회에 참석한 김익두 목사님의 손자며느리

2019.08.19 18:33

단독 인터뷰

목회자 하계대성회에 참석한
김익두 목사님의 손자며느리

 

 

한국 교회사를 배우지 않았어도 평강제일교회 성도들은 일제 강점기 북한 지역의 전설적 목회자인 ‘김익두 목사님’에 대해서 익히 안다. 휘선 박윤식 목사님께서 설교에서 여러 차례 김익두 목사님의 일화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2019 목회자 구속사 하계대성회에 김익두 목사님의 손자며느리인 박한나 선교목사(*목사님은 탈북 주민이어서 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사진도 공개하지 않습니다)가 참석했다. 참으로 신비롭고 오묘한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겠는가. 현장에서 그녀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인천 구속사 아카데미에서 공부하시더니, 말씀이 너무 좋다며 이번 목회자 구속사 하계대성회에 참석할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저는 목숨을 걸고 두 번 탈북했다가 체포되어 다시 북송됐고, 3년의 옥살이 동안 10개의 교화소를 오갔습니다. 그리고 2010년 12월 마침내 남한에 오게 되었습니다. 신앙의 자유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제 남편은 1930-40년대 유명한 부흥강사였던 김익두 목사님의 손자입니다. 김익두 목사님은 신의주부터 제주도까지 다니며 2,000번 이상의 부흥집회, 은사집회를 인도하셨던 분입니다. 박윤식 목사님의 할머님이 쏟아지는 비에 우산을 빌려줬던 분의 은혜를 못 잊어 그분의 인도로 김익두 목사님의 부흥집회에 참석하시게 됐고, 그것이 계기가 돼 온 가족이 예수님을 믿게 됐다는 얘기를 인천 구속사 아카데미에서 들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제 남편은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 김익두 목사님의 손을 잡고 부흥집회를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남편이 김익두 목사님 손자임을 알고 결혼했던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기독교인인지도 몰랐습니다. 북한은 하나님을 버리고 사람이 하나님 자리에 앉아 우상이 된 나라입니다. 마을 사람끼리도 서로를 감시하고, 부부도 서로를 감시합니다. 너무 무서워서 자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산당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이 예수쟁이이며, 예수쟁이들은 양의 가죽을 쓴 승냥이라고 가르칩니다. 기독교는 혁명 의식을 말살시키는 아편과도 같은 종교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니 부부 사이라고 해도 예수 믿는 것은 철저히 비밀로 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는 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그 당시에는 그것이 기도인지도 몰랐습니다.

제 남편은 탈북 후 조선족 교회에 가서 한국 목사님들을 만났을 때, 우연히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다가 김익두 목사님이 어떤 분인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음악교사를 하면서 사역을 준비하다가 체포돼 북송당했습니다. 제 아이들 둘이 도시락을 싸들고 면회 갔을 때, 사람들 몰래 상 밑에 아들 손바닥을 펴게 하고 손가락으로 ‘예수 믿어라. 힘들고 괴로울 때 기도해라. 사는 길은 예수 믿는 길이다. 내가 살아서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면 내가 있던 중국의 교회를 찾아가라.’고 적었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적어준 글을 다 기억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돌아오자마자 제게 ‘아버지가 예수 믿으라 했다,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정직한 분인데 아버지가 믿는 예수면 좋은 분 아니겠냐’며 예수를 믿기 시작하였습니다. 북한은 쥐꼬리만한 배급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 큰딸은 26살에 굶어 죽었습니다. 아이들도 배급받고 벌이한 것을 매번 집에 오는 길에 보위대에 빼앗기고 했는데, 예수 믿기 시작하고 기도하며 받아오니 빼앗기지 않았다며 기뻐했습니다. 그렇게 예수를 믿기 시작하였습니다.

남편은 끝내 비참하게 순교하고 말았습니다. 남편도, 시아버님도, 시할아버님인 김익두 목사님도 다 순교자의 길을 걸었습니다.1) 그때 저는 ‘하나님, 왜 남편을 데리고 가셨습니까’ 했는데, 세례받고 믿음 생활한 뒤 순교는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가장 사랑하는 자에게 주시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끝내 이루지 못한 사역의 비전을 내가 이어받아 이루어야겠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1) 김일성은 북한 지역에서 명성이 높던 김익두 목사를 이용해 기독교를 공산당 체제에 복속시키려 했다. 그러나 김익두 목사는 김일성이 노동절 행사에 초청했을 때도 큰 성경을 들고 야고보서 5:1-6을 봉독하며 면전에서 심판을 선포했다. 김일성과 스탈린의 사진을 게시하라는 공산당의 명령도 ‘예수님의 사진도 걸지 않는데 누구의 사진을 걸 수 있겠느냐’며 거부했다. 김익두 목사는 6·25 전쟁이 발발하자 많은 사람의 월남 권유를 거절하고 500명의 성도들과 최후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1950년 10월 UN군이 평양으로 북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익두 목사는, 10월 14일 새벽종을 울리며 새벽기도회 시간에 국군 입성을 기쁨으로 광고하고 함께 기도했다. 이 소식을 듣고 패퇴하던 인민군 병사가 교회를 습격해 김익두 목사를 비롯한 6명이 순교했다. 당시 김익두 목사는 76세였으며, 10월 19일 국군이 평양을 수복한 뒤 11월 29일에 천국환송 예식이 치러졌다.


이후 1998년 8월 14일 탈북하고 중국 인접지역 이곳 저곳을 오가면서, 저는 몰래 성경을 읽고, 새벽마다 라디오로 극동방송을 통해 하나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한 가정교회에 한국에서 몰래 가지고 온 찬양 반주기가 있었습니다. 그 가정교회에서 찬양도 배우고 말씀을 배우며 암송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감옥에 가서 성경과 찬양이 없는 곳에서도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도록 암송하게 하신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도 체포되었습니다. 교화소 문을 넘는데 ‘내가 살아서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고,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라는 확신 속에 3년간의 옥살이를 시작했습니다. 북한 교화소에 비하면 한국 교도소는 천국일 것입니다. 교화소는 사람들이 영양 실조와 질병으로 죽어 나가는 것이 당연한 공간입니다. 얼마나 불결한 환경인지 감옥 벽은 빈대 눌러 죽인 피로 항상 얼룩져있습니다. 한 달마다 회칠을 다시 하는데도 그렇습니다. 수감자들은 “저 피를 모으면 수혈도 할 수 있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교화소에서 제일 먹고 싶은 것은 소금과 된장이었습니다. 사람이 먹기 힘든 다 썩은 옥수수가 작은 종이컵만한 크기로 배급됩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고 죽어가는 영혼 가운데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기도해 왔습니다. 그때 하나님께 응답을 받은 것이 ‘나누어 주고 희생하라’라는 말씀입니다. 나누어 줄 것이 없는데 나누어 주라니요. 그런데 저녁에 옥수수 배급을 받고 나니 ‘이것이 나누어 줄 것이구나’ 느껴졌습니다. 옥수수를 받으면 3등분해서 먼저 죽어가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극한 굶주림과 절망 가운데 고된 노역을 하다가 죽어가는 사람의 얼굴이 얼마나 비참한지 모릅니다. 그 사람들에게 옥수수 한 덩이를 나눠 주면 그 순간 얼굴에 기쁨이 나타나며 생기가 돕니다. 그때 제 마음에 30배, 60배, 100배의 감사가 넘쳐납니다. 이것이 생명을 나누는 것이구나! 3년 동안 나누어주고 남들보다 먹지 못하며 함께 노역했지만, 한 번도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는 분명 사람의 능으로 할 수 없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9번째 감옥에 옮겨졌을 때는 영양 실조로 시력과 청력을 거의 잃고, 침도 삼키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같은 감옥의 동료들이 의사에게 끌고 가자, 3일도 못 살 테니 옥 한 구석에 놓으라며 손바닥에 진단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10번째 감옥으로 옮겨져 죽음을 기다렸습니다. 그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나님, 내게 엘리야에게 보내셨던 까마귀처럼 간수들을 까마귀 삼으셔서 사역 다할 때까지만 살려달라’고 간구하였습니다. 그러자 간수들이 저를 불쌍히 여기며 다른 죄수들에게 오는 면회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주었고, 약도 하나 먹지 못했는데 서서히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리며 발목이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3년의 형기를 채우고 출소할 수 있었습니다.

열 번째로 옮겨진 교화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기도하다가 ‘전도하라!’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하나님, 여긴 감옥입니다. 이 사람들 다 모르는 사람들인데 예수 믿으라 권했다가 고발당하면 그 길로 공개처형입니다. 남편이 순교당해서 다 못한 일, 제가 해야 하는데 그걸 마치기 전까지는 저 죽을 수 없습니다’ 하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서 갑자기 가슴에 불이 붙은 듯 뜨거워졌습니다. 땅을 뒹굴며 아파하다가 비로소 내가 전도하라는 명령에 순종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한 방에 수감된 150명을 보면서 ‘하나님, 누구에게 전해야 합니까’ 기도했습니다.

그러다 ‘저 사람이다!’ 응답을 받고 그 사람이 변소를 갈 때 따라갔습니다. 북한의 변소에는 탈옥을 막기 위해 창문이 없고 손바닥 두 개 만한 구멍만 하나 있습니다. 그러니 환기는 되지도 않고, 악취가 진동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장 보초가 없는 곳입니다. 저는 거기서 사도행전 16:31을 증거하면서 이곳에서 죽더라도 예수만 믿으면 구원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시편 23편을 많이 전하고, 또 시편 119:71도 많이 전했습니다. 예배드릴 곳이 필요했습니다. ‘주님! 성도만 주시고 예배드릴 곳을 주시지 않으면 어찌합니까?’ 기도하자, ‘변소가 있지 않느냐?’라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사람 생각에는 눈이 따가울 정도로 악취가 심한 곳이지만, 그곳이 주님께는 안전하게 숨겨주시는 피난처였던 것입니다. 혹시 사람이 들어올까봐 한 사람은 용변을 보는 것처럼 앉아있고, 한 사람은 줄 서는 것처럼 서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찬양을 얼마나 부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감옥인데 어떻게 찬양을 부릅니까? 수감자들은 돌아가면서 문 앞에 밤 10시까지 경비를 섭니다. 영하 20도가 넘지만 옷은 홑벌입니다. 비와 눈이 오면 비닐쪼가리 하나만 간신히 걸치고 서 있습니다. 그러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면 간수도 근처에 오지 않습니다. 바로 그때가 찬양할 수 있는 때입니다. 그러면 가운데 마당까지 나가서 비를 맞아가며 율동과 함께 찬양했습니다. 그때 456장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 곡을 많이 찬양하였습니다.

2010년 마침내 목숨을 걸고 자유 민주주의 남한에 도착하여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목회자 하계대성회에 참석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인 줄로 믿습니다. 이곳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소경이 눈을 뜬 심정이고, ‘시편 23편의 푸른 초장과 생명 시냇가가 바로 이 말씀이구나’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사막에서 목이 말라서 한 컵의 물을 찾아 헤매다가 오아시스를 만난 나그네의 기쁨도 저의 마음에 비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진리의 말씀을 찾아 헤매는 많은 사람들이 이 교회에 구름 떼처럼 몰려올 것이라 믿습니다. 이 교회 성도님들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복 받은 분들입니다. 주님께 늘 감사하시기를 바랍니다. 식당에서 배식하시는 분들 그리고 여기저기 필요한 곳에서 기쁨과 감사가 충만하여 즐겁게 봉사하시는 많은 분들의 얼굴과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평강제일교회는 진정으로 말씀 충만! 성령 충만! 능력 충만! 사랑 충만! 은혜 충만! 은사 충만한 교회입니다.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도 말씀이 갈급합니다. 다른 곳의 세미나에 가보면 말씀을 굉장히 어렵게 가르치는데, 이곳과는 하늘 땅 차이입니다. 빨리 통일이 되어서 이 귀한 말씀을 전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2010년에 남한에 왔는데도 박윤식 목사님을 만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목사님의 어렸을 때 신앙 생활에 대해서도, 김익두 목사님에 대해서도 저도 묻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믿음의 흐름 가운데 이러한 역사가 있음에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술 정리_참평안 특별취재팀, 삽화_박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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