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는 그대들을 위해
주저하는 그대들을 위해
권오연 성도
그녀, 모태신앙이라고 했다. 쪽 성경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고 계시길래 성경에는 표면과 이면이 있고 비유와 상징으로 되어 있는데 성경 읽으시면서 궁금했던 게 없었냐고 물었다.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그냥 이렇게라도 해야 하나님 마음에 들어야 구원시켜 줄 것 같아서 읽는다고 하셨다.
그 옛날, 내 모습을 보는 듯했다. ‘아담과 라멕이 56년 같이 살면서 에덴동산에서 있었던 세계를 전수하면서 살았다’는 말씀과 ‘노아 방주 건축 기간이 120년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전했더니 귀를 쫑긋하며 들었다. 그저 거부만 안 하고 잘 들어주는 것만 해도 고마웠다. 사실은 친정아버지께서 30여 년 목회를 하셨는데 아버지한테도 듣지 못했던 말씀이라며 빌립이 이디오피아 내시의 병거에 올라타서 성경을 풀어 주는 것 같다고 신기해 하셨다. 구속사 시리즈를 소개하고 휘선 설교집을 드렸더니 며칠 뒤에 보니 알라딘에서 구속사 시리즈 제1권 ‘창세기의 족보’와 제2권 ‘잊어버렸던 만남’을 구입해서 읽고 계시는 게 아닌가!! 영적으로 많이 갈급해 계셨었구나…권역별 구속사 세미나 초청장과 세미나 홍보용 작은 물휴지를 전달해 주고 몇 주의 시간이 흘렀다.
배정인 선교사님의 구속사 강의를 듣고 타이핑을 했다. 금등대에 담긴 구속 교훈이었다. 그분께 이 말씀을 너무 알려주고 싶었다. 교회에 나오는 이유와 교회 다니다가 사람으로 인해 갈등을 겪는 분들을 위한 맞춤강의였기 때문이었다. 구속사 시리즈 제9권 ‘성막과 언약궤’ 화첩을 챙겨서 장 보러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고 하면서 전해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막상 전하려니 두 마음이 요동을 친다. 갈까 말까, 버벅대고 실수하면 어떡하지? 거절하면 어쩌지? 그녀에겐 너무 깊은 말씀인 것 같은데 그냥 가지 말까? 구속사 시리즈도 스스로 샀으니 읽고 알아서 판단하고 신앙생활하시겠지, 내가 뭐 굳이…
나는 그녀의 여유로운 시간을 알고 있었다. 그 시간이 가까와오고 있었다. 세미나 홍보용 큰 물티슈를 들고 가볍게 이것만 전해 드리고 와야겠다 하고 나섰다. 이 시간에는 세 분이 있지만 두 명은 관심 없을 것 같은데 옆에서 방해하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어차피 물티슈만 전해주고 올 거라 생각하니까 발걸음이 가벼웠다. 혹시나 하고 화첩도 챙기고 방해꾼 두 분을 위한 입막음용 작은 물티슈도 챙겼다.
도착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인상도 험악한 수다쟁이 두 분이 떠억 하니 옆에 버티고 있었다.쓸데없는 말 늘어 놓으면 서라운드로 한방 먹을 것 같은 분위기. 쫄았다. 간단한 안부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구속사 시리즈는 읽고 계시냐고 했더니 1권을 읽었는데 다음 페이지가 너무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 결국 새벽까지 1독을 했다고 하셨다. ‘아~~그러셨냐’고. 참평안 특별호를 펼쳐서 9권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며 이게 연관된 화첩이라는 건데… 하면서, 금등대 그림을 펼쳐 보이고 또 너무 자연스럽게 휴대폰에 저장해 둔 말씀 녹취를 줄줄 읽으며 알려 주었더니 웬걸! 염려했던 수다쟁이 두 분이 더 집중해서 듣고 질문하고 그들이 먼저 ‘창세기의 족보’책이 얼마냐고 물었다. 6월 1일 성경 구속사 세미나에도 가겠다고. 초청장 약도를 보며 여긴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으니 수다쟁이 중 한 분이 내 딸이 경기대생이라고 걱정 붙들어 매라고..
대형 교회인데 세습이 없다는게 맘에 들고 교역자님들이 성전을 지었다니 내 로망 같은 곳이라며 오류동 교회에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 없어 주저하던 내가 부끄러웠다. 성령님이 그때그때 할 말을 입에 넣어 주신다고 했는데 모세처럼 못하겠다고 지레 겁을 먹었으니.
행하고 입을 벌리기만 하면 되는데…‘반시 동안 고요한 이 시대, 와보라 하면 오는 시대’라고 누군가 그랬다.
돌아오는 길에 내 입에서는 ‘하나님의 약속’이라는 복음성가가 흘러나왔다 민수기 6:24~26절로 만든 가사인데 좋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 말씀 전해 준 세 분과 앞으로 만날 이름 모를 그 누군가를 위해, 만세 전에 말씀 받기로 작정된 분들이 이 노랫말대로 하나님이 은혜 베푸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르니 간절함이 용해되어 있는 듯했다.
성경 지식이 얄팍하기 그지없는 내가, 배운 말씀을 툭툭 던지니 물고기가 그물에 걸리듯 쑥쑥 끌어올려지니 진짜 때가 임박하다는 말씀이 맞다는 걸 체감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