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사 말씀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구속사 말씀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Aang Chris Harjanto(남편)
Afni Rilani Lengkong(아내)
하나님께서 나를 시온산 교회(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편집자 주)에 인도해주신 것을 기억하면 지금도 놀랍다. 내 고향은 인도네시아 마나도(Manado)다. 선대부터 기독교 집안이었고, 집안 어른들은 대부분 장로였다. 그러나 나는 주일마다 교회에 가긴 했어도 집에 돌아가며 생각해 보면 기억나는 말씀이 없었다. 목사님은 성경을 가르쳐 주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생을 어떻게 살고,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씀만 하셨다. 성경을 읽는 것은 본문 구절 단 한 번 뿐이었다. 24년간 나는 그렇게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카르타에 나가 살던 사촌이 고향 마나도에 다니러 왔다. 그는 나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싶어했다. 성경에 대해서 그가 묻는 질문에 우리는 하나도 답하지 못했다. “왜 기독교인이 된 거야?”라는 질문에는 “조상들 때부터 기독교인이었으니까”라고 답했고 그는 웃었다. 그가 나누는 말씀에 나는 감탄했고 마음속에서 그가 다니는 교회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는 엉뚱한 곳에서 왔다. 내가 교제하던 남성을 우리 가족은 마뜩지 않게 여겼다. 가족들은 나에게 사촌과 같이 자카르타로 가서 살라고 권했다. 거의 반강제로 나는 자카르타로 떠나 사촌들과 함께 살게 됐다. 그들이 다니던 교회가 바로 시온산 교회였다. 자유로운 성격 탓에 처음에는 교회에 가자는 사촌오빠, 언니들과 다투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인내하며 나를 교회로 이끌었다. 그러다 사촌들의 권유로 전도사님과 성경 공부를 하게 됐다. 처음 들어보는 말씀이었다. 말씀을 가르쳐 주신 뒤에는 그 내용을 성경 구절을 통해 확인해 주었다.
그 때마다 너무 신기했고 내가 성경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알게 됐다. 목사님이 예배 시간에 하시는 설교도 처음 들어보는 말씀들이었고, 좀 어렵기도 했다. 특히 ‘변화’에 대한 약속이 귀에 꽂혔다. 나도 모르게 점점 말씀이 듣고 싶어졌다. 성경 구절을 통해 말씀을 확인하게 되니 너무나 놀라왔다. 성가대에도 들어가고 찬양팀에서도 봉사하게 됐다. 세상에서는 일자리도 얻게 됐다.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어떻게 내가 이렇게 좋은 교회에 나올 수 있게 됐지? 너무나도 가기 싫었는데 얼떨결에 자카르타에 가겠다고 동의했던 것이 나를 향한 하나님의 구속 경륜이었던가? 그렇게 이기적이었던 내가 지금은 어떤 상황이든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부드럽게 만드셔서 인가? 고향에 돌아가고 싶었던 생각을 잊게 만드신 것도 하나님께서 하신 건가? 처음에는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계속 듣고 싶었던 것 역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마음인가?’
결국은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와 긍휼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게 우연이 아니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신앙생활을 한 지 1년이 되는 2009년에 성가대에서 같이 봉사하던 남편과 결혼하게 됐다. 남편도 금요일마다 회사 신우회 모임에서 전도사님에게 말씀을 처음 배웠다고 했다. 전도사님이 남편에게 우리 교회에 가자고 했고, ‘거절하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 결국은 오게 됐다. 결국 모든 것이 나와 남편을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였다.
박 아브라함 목사님께서 인도네시아에 방문하셨을 때 나는 첫째를 임신하고 있었다. 목사님께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하나님께 많은 죄를 지은 우리가 기도 많이 하시는 분 가까이 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목사님께서 멀리 있는 우리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시며 가까이 오라고 부르셨다. 그리고 나에게 축복 기도를 해 주셨다. 정말로 행복했고 감동을 느꼈다. 기도 내용을 다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기도하신 사람’의 기도가 역사하시는 힘이 클 것을 믿었다.
당시는 박 목사님이 쓰신 구속사 시리즈 1권 ‘창세기의 족보’가 인도네시아어로 출판됐을 즈음이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이 책을 사랑하는 마음과 읽고 싶은 열심을 주셨다. 전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았던 성경 속의 이름들이 이 책을 통해 내 마음 속에 들어왔다. 그들이 나의 모델이 됐고, 그들을 통해 조상들이 걸었던 선한 길을 살피고 그 길을 따르려 노력하게 됐다. 하루는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데 누군가 무슨 책이냐고 묻기에 책을 드렸다. 알고 보니 여러 지역에서 유아 교육 분야에서 헌신하는 아모스 목사님이라는 분이었다. 그가 구속사 시리즈를 많은 동료 목회자들에게 전했고, 그들은 성경 구속사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족자카르타에 사시는 시부모님 교회의 목사님에게도, 동네 이웃에게도 구속사 시리즈를 나눠줬다. 주변에서는 “뭘 그렇게 교회에 열심이냐?”며 비웃기도 했다. 기독교인을 미워하는 어느 이웃은 주술로 우리를 방해하기도 했고, 대문 앞에 소금을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다만 기도로 하나님께 맡겼다. 심방 오신 윤두희 담임목사님은 “하나님께서 임하시는 장막이 된 곳은 어떤 시험이 와도 요동치 아니하고 멸망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주셨다. 그 말씀을 간절히 믿고 있다. 하나님께 예배하러 나올 때 하나님께서 친히 나쁜 것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누구도 우리 집을 탐내어 엿보지 못하게 하신다. 딸 마리아와 아들 요엘이 부모가 행하는 일들을 다 보고 있다. 아이들에게 선하고 의로운 것을 가르치며 성경 읽는 것, 기도하는 것, 구속사 말씀을 읽는 것과 교회를 사모하는 것들을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박 아브라함 목사님이 하신 말씀 중에 자녀들에게 말씀을 가르쳐야 말씀이 그들을 지켜 주시고 잘못을 해도 그 말씀이 다시 그들을 돌아오게 만든다고 하신 것을 기억한다. 이제는 우리가 성경을 읽는 것을 게을리하면 자녀가 우리에게 기억나게 할 때도 있다.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때도 있었다. 우리의 교만과 욕심 때문이었다. 채권 추심업자가 집까지 찾아왔다. 집에 오면 문을 굳게 잠그고, 잠도 편히 못 이뤘다.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누구한테 도움을 구해야 할지도 몰랐다. 답답했다. 그때 주님의 긍휼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상황이 우리를 더 열심히 기도하고 성경 읽고 찬양 드리게 했다. 예배에 더 참석하고 성가대도 더 열심히 봉사했다. 눈물이 나면서 “아버지”라고 소리만 쳤다. 정말로 슬펐다. 그러던 중 드디어 하나님 아버지께서 길을 열어주셨다. 형편상 감당할 수 없게 돼 내놓은 차가 은혜 가운데 빨리 팔렸고, 투자했던 집도 빠르게 팔게 됐다. 그 돈으로 빚을 갚을 수 있었다. 너무 감사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었는데 우리의 불신이 우리를 힘들게 만들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께 더 가까워졌다. 집에서 교회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 두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교회에 갈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정하신 때에 우리 가정 상황은 회복됐다. 남편은 더 좋은 새로운 직장을 얻었다. 자족하며 교만과 욕심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떠나시지 않는 것을 느낀다.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살아 계시고 역사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신다. 응답을 해주실 때를 기다리면서 소망을 갖게 해주신다. 우리 가정이 작은 천국이 되어서 주님께서 우리 가족의 하나님으로 임하시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