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 살릴 수 있다면”
“한 영혼 살릴 수 있다면”
조명도 (청년1부 헵시바선교회)
평강제일교회 청년1부 헵시바선교회 조명도 군(명지대 전기공학과 4학년, ROTC 후보생)이 모르는 사람에게 골수기증을 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참평안’은 고사하는 조명도 군을 설득해 기고를 받았습니다. ‘생명 바쳐 충성하면 두 배 부흥한다’라는 휘선 박윤식 목사님의 말씀처럼 한 영혼이라도 살리려는 23살 청년의 마음이 봄 햇살처럼 따사로운 성령님이 부어 주시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처음 참평안에서 연락이 왔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골수 기증을 결심하고 진행하며 끝나는 날까지 단 하루도 제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저 해야 될 일을 한 것뿐이라고 생각하며 했던 일이였는데 이렇게 연락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과연 이게 참평안까지 실릴 일인가’ 라는 생각에 고사했지만, 기도하다 불현듯 ‘아, 해야겠다’ 라는 마음이 들어서 다시 연락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이 여러 성도님들의 마음에 다시 한 번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말씀 때문에 결정하게 된 것이죠.
‘골수 기증’ 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된 건 학교에서였습니다. 골수 기증의 정확한 명칭은 ‘조혈모 세포 기증’ 입니다. 학교가 기독교 재단이라 한 학기에 예배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어느 날 예배시간에 ‘한국 조혈모세포 은행협회’ 라는 곳에서 찾아와 홍보를 했습니다. 영상을 하나 틀어줬는데 그 영상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고 가슴이 아파서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부부와 어린 갓난아기가 나오는 영상이었는데, 아기는 백혈병으로 매일매일 병상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세포 조직이 같은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으면 치료받을 수 있지만, 국내에는 일치자가 없어 해외로도 찾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 찾지 못하여, 아버지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기로 합니다. 정상적으로 일치하는 세포를 이식받아도 수여자는 거부 반응을 버티며 세포가 생착(生着)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세포 조직이 반밖에 일치하지 않던 아버지의 조혈모세포를 어쩔 수 없이 이식해 주고, 후에 심각한 거부 반응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아이를 보고 결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등록서와 함께 제 피를 ‘한국 조혈모세포 은행협회’에 등록했습니다. 2016년 11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저와 조혈모세포가 일치하는 분이 나타나서 기증받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생각해 보시고 결정해 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사업에 뜻이 있었고, 긍휼과 구제에 앞장서는 재단을 만드는 것이 제 꿈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결정하였습니다. 다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이런 일들을 한다고 하니 걱정하시고 만류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제 결정을 존중하여 주시고 지지해 주셔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골수라는 것은 ‘조혈모세포’라는 것인데 ‘혈액을 만드는 어머니 세포’ 라는 뜻으로 정상인의 혈액에 약 1%정도 포함되어 있으며,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세포입니다.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혈액암과 같은 난치성 혈액종양은 조혈모세포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질병이 있는 분들은 항암제, 방사선등으로 병든 조혈모세포를 다 소멸시킨 후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으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와 기증자 간의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해야 하는데 환자와 기증자간의 일치할 확률은 부모 5%, 형제자매 25%, 타인의 경우 약 2만~3만 대 1입니다. 이러한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아야 하는 사람 중 가족 간에 일치자가 없으면 타인으로부터 기증받아야 하는데, 매우 희박한 확률입니다. 이 기증은 철저한 익명으로 진행됩니다. 환자와 기증자는 서로 모릅니다. 후에 기증자가 나쁜 마음을 먹고 금전을 요구할 수도 있고, 환자가 후에 다시 세포이식이나 다른 이식들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아직까지 기증을 받으신 분이 백혈병이라는 사실 외엔 그분에 대해 아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처음에는 나이나 성별도 궁금했으나,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계속 물어보면 담당자의 입장이 곤란할 것 같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나이나 성별이 어떻게 되었든 정말 매 순간을 고통과 아픔 가운데 사는 분일 거라는 거였고 하루라도 빨리 기증하여 그분이 깨끗하게 완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선물하겠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불현듯 ‘아 선물을 하나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 가장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쉬운 성경’ 이었습니다. ‘쉬운 성경’이 두꺼워서 가격이 나가는 편이라 학생인 제 입장에서는 쉽게 구매하기는 어려웠지만 믿음(?)으로 구매했죠. 원래는 성경책만 드리려고 했었는데, 평소 제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다른 헵시바 청년이 구속사 시리즈도 같이 넣어서 선물해 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이야기 해주었고, 결국 구속사 시리즈 제10권도 구매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헵시바가 구속사 시리즈 제1권을 사주며 같이 전해 주라고 하는 바람에 쉬운성경, 구속사 시리즈 제1권, 제10권, 참평안지, 그리고 제가 직접 쓴 편지까지 기증받는 분에게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고생했다며 큰일했다고 칭찬해 주시는데 저는 제가 그리 큰일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 일이 참평안지에 실릴 만한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들고요. 아마 저는 평생 제가 큰일을 했다고 느끼지 못할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연찮게 기증자 등록을 한 것부터 시작하여,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일치자가 생겨 기증하게 되는 순간까지 너무 희박한 확률로 모든 일들이 진행되었고, 무탈하게 잘 진행된 것 또한 하나님이 도와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기도로 함께해준 헵시바들과 성도님들, 본인이 구속사 시리즈 제1권을 사서 동봉하여 전해 준 헵시바, 모두가 같이 이식해 주고, 말씀을 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만 평소 제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을 하게 해주시고 구속사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부어 주신 하나님 앞에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환자분은 한 달 동안 제 조혈모세포를 몸에 생착하기 위하여 무균실에서 홀로 거부 반응과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이제는 그분이 잘 버텨내어 새로운 생명을 얻음과 동시에, 영적 생명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