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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거부(巨富)의 아들이 목사님 되기까지

2018.01.05 19:28

가르딘 라티프 목사의 라이프 스토리

지난 12월 17일 주일 3부예배에서 가르딘 라티프(Kaharudin Latief) 장로(싱가포르 시온영원한언약교회 시무)가 목사로 임직 받았다. 가르딘 목사는 “저는 결코 이 자리에 설 수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오직 은혜에 붙들려 하나님 일의 작은 한 모퉁이라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그를 만나 한 편의 영화 같은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가르딘1

“당신이 목사 되면 이혼할 거에요”
저는 지금 56세입니다. 이 나이에 목회자로 부르심 받은 것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능력 없는 걸 알지만 마음은 너무 가볍고 편합니다. 그동안 은행과 기업 경영을 해봤고, 책임있는 위치를 많이 맡아봤지만, 하나도 제게 기쁨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라는 직분을 허락해 주신 것은 이렇게 기쁘고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습니다. 5살 때 고향을 떠나 영국과 미국에서 유학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공부하던 시절 집 앞 성당을 다녔는데 거의 매주 세례예식, 결혼식,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사람은 태어나서 결혼하고 애 낳고 결국 죽는구나. 그러면 인생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1985년 아내(진희 라티프 권사)를 만나 결혼한 뒤 기독교로 개종했는데, 결혼 전 세례를 새로 받고 싶어 만났던 목사님들께도 신학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 후 박윤식 목사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목사님이 제게 신학 공부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페이스(Faith) 신학교를 다니며 신학을 배웠지요. 어릴 때부터 바란 일이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재미있게 다녔습니다. 30여 년 전 일입니다. 1994년 미국 올랜도에서 장로 임직을 받았습니다. 그때도 저는 사업가가 아닌 목회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박 목사님은 제 마음을 아셨는지 “장로가 되고, 훌륭한 사업가가 되라”면서 “설교하는 것만이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 위해 일 열심히 하는 것도 목회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내가 “당신이 목사되면 이혼하겠다”고 펄쩍 뛰어서 그 뒤로 목사에 대한 생각을 잊고 살았습니다.

세상에 무서운 것 없던 부친, 그보다 더 무서운 분을 만나다
저희 가족과 박 목사님 얘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제 부친은 인도네시아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서열이 높다고 할 정도로 권세가 있고 돈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지노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저는 어려서부터 세상의 어두운 면들을 보고 자랐습니다. 그 땐 세상이 다 그런 줄만 알았어요. 카지노 사업에 마피아 조직이 관여했고 그들을 통해 사람들을 때리고 심지어 죽이는 것도 우습게 여겼습니다. 아버지 주변엔 늘 마피아 조직과 군인, 정치인 등 인도네시아의 주요 인사들이 있었고, 그들은 아버지 앞에서 머리를 숙였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할 때 일이 잘 안 풀리면 장관 부인들을 백화점 보석상에 데리고 가서 마음껏 사게 하고, 부인들이 집에 가서 남편을 설득해 일이 해결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카지노에서 돈을 잃으면 땅 문서를 가지고 와서 계속 게임을 했지요. 당시 자카르타 땅 대부분이 아버지의 소유일 정도로 엄청난 물질과 권세를 누렸습니다. 세상은 정말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성격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매우 엄한 분이셨고, 자기중심적이고, 모든 것을 주도해야 하는 성격이셨지만, 그에 반해 전 너무나 내성적이고 말수도 없었습니다. 아버지 위세에 눌려서 제대로 기를 펴고 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박윤식 목사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 눈에는 아버지보다 더 멋있고 더 권세가 있어 보였습니다. 1994년 장로 임직 받을 때도 제가 나이가 너무 어리다며 주저하니까 “장로 안하면 죽어!” 그러시는데 그 말씀이 얼마나 무섭든지 제 부친의 위세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권세와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목덜미에 솜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때 “아멘” 하고 순종한 이후로는 목사님의 명령을 제일 두렵게 여기며 지금까지 사명을 감당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저는 세상을 다 누려본 사람입니다. 사고 싶은 건 다 사보고, 필요한 사람도 다 부려봤기 때문에 세상은 돈으로 못하는 게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말씀 세계에서는 돈으로 해결되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카지노로 돈을 버는 과정에서 영화에나 나올법한 온갖 추악한 죄를 범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을까’가 저의 고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나서 과거 저희 가족의 삶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게 되었고, 세상의 권세와 물질은 바람에 사라지는 연기와 같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말씀으로 저를 변화시켜 주신 것입니다.

가르딘_1

“원수를 사랑하라고요?”
저는 성경에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읽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저희 가정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재혼 이후 계모, 배다른 형제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들로 인해 많은 고통과 갈등을 겪었는데, 외국에 있다가 인도네시아에 와서 다시 그들과 만났을 때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원수를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장로가 되고 목사 임직을 받은 지금은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말씀을 주시면 자기 뜻대로 말하는 것을 참고, 사람들을 지켜보며 품을 수 있게 됩니다. 장로가 되고, 목사가 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입니다. 직분에 맞는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조금씩 그런 은혜를 주시고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관계를 정리해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죠. 교회의 직분자는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를 가지고 직분에 맞는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합니다.

“지어주신 아들 이름 듣고…”
결혼하고 개종한 뒤 성경을 사서 읽다가 ‘평화의 왕’이란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돈은 많았지만 평화가 없었기 때문에 그 말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또 성경을 읽으면서 ‘아브라함 때는 아브라함, 모세 때는 모세를 하나님이 불러서 쓰셨는데 지금 이 시대에도 하나님이 누군가를 들어서 쓰실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네시아로 돌아와 가족들과 부딪치는 일이 더 많아질수록 더욱 성경만 읽고 ‘하나님이 이 시대에 쓰시는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온 홍순분 전도사님을 만나 성경공부를 하면서 은혜를 받게 된 것입니다. 전도사님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선교하러 오신 박윤식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도 바로 그때지요, 목사님께서 저희 집도 방문하셨는데, 당시에 태중에 있던 아들 이름을 ‘멜기세덱’이라고 지어주셨죠. 그리고 성경에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라서’라는 문구도 적어주셨습니다. 사실
그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결혼 전에 성경을 읽으면서 멜기세덱이 너무 멋있어서 나중에 아들을 낳으면 멜기세덱으로 이름을 지어줘야지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내는 “너무 힘든 이름”이라고 박 목사님에게 요청해서 다른 이름을 주셨는데 그게 ‘여호수아’ 입니다. 사실 이 일 때문에 아내와 다퉜었지요.

“나를 왜 연고도 없는 싱가포르로?”
인도네시아에서 10년 정도 살았을 때 기도하는 가운데 싱가포르로 가라는 명령을 받고 지금까지 20년 동안 싱가포르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집도 사업체도 다 인도네시아에 있고 싱가포르에는 아무 연고도 없었지만 말씀 하나 붙잡고 떠나간 것입니다. 20년 동안 지내고 보니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허브 국가 역할을 하면서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이 공존하고 있는 모습에 ‘사람(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의 정책으로도 이런 것이 가능한데, 하나님의 말씀으로는 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싱가포르에 대한 비전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년과 올해, 인도네시아의 땅 문제를 비롯해 많은 일들이 엉켜서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처했었습니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처음엔 하나님이 제가 아니라 아들을 목사로 만들고 싶어하시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 전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은 은혜로 다 해결시켜 주시고 풀어주셨습니다. 이번엔 시간이 흐르면서 일이 더 꼬이고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응답받기 위해 3일 동안 금식기도를 하면서 매달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막으시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체험한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구속사 세미나에 갔다가 홍순분 전도사님과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에게 행하신 하나님의 허락과 명령에 대한 내용을 들으면서 “아, 하나님의 허락이 없으면 아무리 사람이 자기 능력으로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응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0년 전
에 하셨던 말씀을 떠올리며 목사로서 남은 생애 하나님의 뜻을 위해 헌신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 박윤식 목사님을 만났을 때는 제가 목회를 하고 싶어 했고, 목사님은 사업 열심히 하는 것도 목회라고 하면서 만류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하신 정확한 말씀은 “사업을 하되 다른 사람처럼 사업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기도하면서 응답받은 것은 당시 그 말씀이 바로 “목사가 되라”는 뜻이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내성적이고 가르치는 능력도 없지만”
사단이 광야에서 예수를 시험할 때 물질과 권세와 명예 세 가지로 시험했습니다. 이 세 가지 시험을 넘어서야만 진정한 성도의 삶, 사명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내성적이고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을 매우 부끄러워하는 수줍은 성격입니다. 가르치는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박윤식 목사님께 들은 설교 말씀을 가르치면 사람들이 은혜를 받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박 목사님께서 저에게 주신 미션은 “싱가포르에서 신학교를 세워서 하나님의 일꾼을 길러내라”는 것입니다. 20여 년 전 장로 임직 당시에는 “가르딘 장로, 하나님을 위해 교회를 많이 세워줘야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싱가포르는 영어가 공용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아시아의 허브 국가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교회와 신학교, 구속사 훈련센터를 세워 아시아 각국 국민들을 각자 자국 선교를 책임지는 일꾼으로 양육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정리_박리브가 기자

가르딘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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