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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안

평강미식회 3편: 엘림 식당, 한 뚝배기 하실래예?

2017.12.04 21:08

이스라엘 백성이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광야에서 이곳에 도착했을때 출애굽 이후 처음으로 긴장과 피곤을 풀고 안식을 취했다는 곳, 사람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해 주는 쉼터, 5번째로 진친 엘림이죠.

지난호에 이어 한식전문 식당인 엘림식당, 평강미식회 세 번째로 찾아가봤습니다.

예외 없이 이곳도 성도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휴식을 즐길수 있었음은, 뒤에서 말없이 봉사하시는 손길들이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평강제일교회에는 한식 담당인 마르다와 엘림식당이 있습니다. 마르다식당에서는 백반 위주의 식사 개념이라면 엘림에서는 마르다에서 안 하는 탕 종류를 주로 내놓고 여름엔 주로 산채비빔밥, 냉면 등을 합니다.

 

봉사하시는 권사님들은 주일 새벽예배를 마치자 마자 주일 아침 1부예배를 마치고 오시는 평균 300명 분의 아침식사 준비에 분주합니다. 주로 들깨미역국이나 우거지국과 두가지 반찬해서 겨우 2천원. 20년 전과 변함이 없네요. 아침 설겆이를 시작으로 각 교구에서 봉사인원이 투입 되고 2부 예배가 끝나면 성도님들이 우르르 몰려 옵니다.

 

그 외에 매월 남선헌신예배 식사 준비에 월요일 구역장 모임 식수 인원도 300~350명분. 주중 기본 3일은 나오고 김치를 담근다거나 기관 수련회 식사 예약이 잡히는 때에는 주중 5일 모여서 준비를 하십니다.

 

겨울이면 연중행사인 김장을 500포기 했는데 어림도 없다네요. 일주일에 45포기 소비하기 때문에 내년 초에 또 하셔야 한다고. 어마어마한 양이네요. 겨울철에는 주로 추어탕과 떡국을 하는데 이날 주일 점심은 추어탕입니다. 식재료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살아 있는 미꾸라지만 구입. 한 마리라도 죽어 있으면 냄새 나기 때문에 안 사신다고. 물기 없는 상태에서 소금 뿌려 놓고 입에서 토해 내라고 4번 물갈이 해줍니다. 그런다음 밀가루를 뿌려 주물러 빨아서 씻고 월계수잎 넣고 끓인 물에 미꾸라지를 넣고 뺀 다음 씻고 찬물에 두시간 다시 끓인 다음 갈아서 뼈만 남으면 국물만 걸러서 된장과 깨를 넣고 또 갈은 다음 마늘, 된장, 들깨가루, 청양고추, 생강, 소주, 고춧가루를 넣고 끓인답니다. 한 그릇 쉽게 먹는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는 음식입니다. 탕 종류 음식에 빠질수 없는 김치는 주 3회, 깍두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담그고 된장 고추장 간장도 직접 담그는 건 기본, 4년씩 숙성 시킵니다. 식당 외벽에 즐비하게 늘어선 항아리들이 증명 합니다. 냉면 다대기 하나도 오렌지 레몬 사과 등 과일을 갈아서 양파, 마늘, 고추장, 매실 넣고 숙성시킵니다. 모든 음식이 일일이 수작업이라고.

 

겨울철 추어탕과 더불어 인기 쌍벽을 이루는 떡국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먼저 양지와 사골 잡뼈를 4시간 동안 끓이고 토요일 오전 9시반부터 저녁 6시까지 끓였다가 주일 10시까지 끓이는 수고를 합니다. 떡은 kg당 3인분해서 100~110kg가 나갑니다.

 

이렇게 정성 듬뿍 들어간 추어탕이나 떡국 한그릇을 든든히 먹고 3부 예배로 향하는 발걸음이 정말 오아시스에서 푹 쉬고 올라가는 느낌일 텐데요.

 

엘림식당에서 봉사하는 숨은 공력자시죠. 올해로 만66세이신 주인자 권사님에게 몇년 되셨어요? 여쭤보니 “몇년은 무슨 늘 ‘오늘’이라고 생각하며 일하죠. 오늘까지 하라면 하고 저는 오늘이 시작과 마침이에요. 2001년 부터 했으니 17년 됐네요” 그 정도 봉사 경력이면 자랑 하실 법도 한데 인터뷰를 사양, 드러내는 거 싫다고 하셔서 추어탕 만드는 비법 알려달라고 해서 간신히 식탁에 마주 앉았습니다. “엘림의 주방장 격이죠?” 라고 여쭤 보자마자 손사래를 치십니다 “주방장은 무슨 다 같은 봉사자에요. 내가 하고자 할때 은혜 주시고 지혜 주셔서 하는거지 내가 한 건 한가지도 없어요. 봉사연수는 중요한게 아니에요. 돌아보니 지난 17년이 하루 같아요. 천년이 하루같고 하루가 천년 같다는 말씀 있잖아요” 하시며 묵묵히 궂은 일 마다 않고 일해 주는 고정 봉사자분들과 교구 성도님들, 또 매월 남선교회 헌신예배 때마다 설겆이를 도와주는 청년들의 노고가 있기 때문에 유지 된 거라 하시며 주일마다 여자들이 할수없는 무거운거 들어주고 쓰레기 버려주는 남자 집사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빼놓지 않으십니다.

고정봉사자 평균 연령 60세 이상. 전처리 과정을 도우시며 창고 담당인 한 권사는 말 끝마다 ‘나는 너무 감사하고 감사해~’란 말씀을 반복하시면서 “우리가 항상 하는 말이, 혼자 다섯 포기는 하루종일 걸려도 20포기는 두 명이서 하면 하루에 다 끝낸다. 함께하면 그만큼 능률이 오른다는 거겠죠. 집에 가면 너무 힘들어서 화장실도 기어서 갈 정도인데 교회만 나오면 새 힘 주셔서 또 쌩쌩하게 일해요. 그러니 은혜로 봉사한다는 말이 나올수밖에.”

 

타마르 커피숍

엘림식당 왼쪽 끝에 3평 남짓 아담한 공간에 예쁜 조명과 더불어 환한 미소로 차를 건네시는 봉사자님들이 보이시죠. 이승현 담임목사가 이름 지어준 타마르 커피숍입니다. 깜찍하게 작은 이 커피숍에서는 식사를 마치고 바로 차를 드시며 가볍게 담소를 나누는 데 적격입니다. 봉사자들 대부분 바리스타 교육 수료하신 분들이고 모든 원료는 자연산 신토불이로 준비, 빵도 원가로 내놓을 뿐만 아니라 컵 하나도 유기농 종이컵을 쓰는 세심함이 돋보입니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합니다. 월요일에는 수고 하시는 구역장님들 위해서 커피 값을 500원에, 최대한 질은 높게 가격은 낮게. 바깥 커피숍에서 사 먹으려면 어림도 없는 가격이겠죠. 식당만 중노동인 줄 알았는데 들어보니 여기 커피숍도 만만치 않네요. 책임자 권사의 한마디,

“그래도 하계수련회때 보다는 덜 힘들죠. 그때는 5박 6일 동안 밥 먹을 시간 조차 없이 정말 인간의 힘을 초월해서 일하죠. 해외 성도님들까지 오시니까 인원도 늘고, 수련회 끝나면 다들 며칠 병원 신세를 지실 정도 랍니다”.

 

이 기사를 쓰던 날은 마침 교구 성경공부에서 구속사 시리즈 2권 광야 여정 40년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엘림에 장막칠 때 생명수를 공급해 주는 쉼터 였다고 말씀 하시면서 시편 18:1절 말씀을 대주셨습니다. 힘겹게 봉사 하시는 엘림식당의 권사님들이 떠올랐습니다. 평강의 성도님들이 세상에서의 노고와 피곤을 말씀과 육의 보양식을 드시고 새힘을 얻고 가시라는 간절한 바람이 기도로 양념이 된 음식들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은혜 아니면 절대 못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며 새벽 제단도 빠뜨리지 않고 쌓으신다 하니까요.

 

주일날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면 듣는 설교말씀 뒤에는 목사님들의 뜨거운 기도와 말씀 준비의 수고가 있지요. 성도님들이 든든하게 영의 양식을 먹는 것도, 육의 양식인 밥 한 끼를 먹는 것도, 하다못해 가볍게 마셨던 차 한 잔에도 쉽게 얻어 지는 건 없었습니다. 교구에서 1년에 몇 번 안되는 설겆이 봉사하고 힘들었고 징징 댔던 말이 쏘옥 들어가게 만드는 취재였습니다.

 

글_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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