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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의 분재

2017.07.01 22:49

평강의 분재

‘모리아성전’을 오르는 길은, 늘 숨차다. ‘많은 수종의 나무와 야생화, 병풍을두른 듯 울창한 숲과 거기에 깃든 새들의 소리’가 성도들을 반기지만, 때론 놓칠 때가 많다. ‘분재(盆栽)’는 수줍어 더욱 그러기 쉽다.

평강의 동산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서울에 이런 데가 있을까’ 싶은 천혜의 자연 환경만이 아니다. 70여 점의 분재를 눈여겨본 일 있는가. 작고 굽거나 휘었어도 무화과나무와 매실이, 단풍과 팽나무가 숨차게 모리아를 오르는 성도들의 위안이 되려, 계단 아래서 늘 반기고 있지만 그저 지나치기만 하지는 않았는지.

분재는 평강의 역사와 함께 시작했다. 박윤식 목사의 권유로 정지훈 장로가 시작해 그와 그의 동료들이 지금껏 가꿔왔다. 1991년 오류동에 터를 잡은 뒤 정 장로가 집에서 기르던 남은 분재를 교회에 가져다 놓자 박 목사는 “집에 더 있느냐”고 물었고, 이후 정 장로는 분재 관리를 자신의 ‘직분’으로 여겼다. 분재에 관심있는 교우들이 늘어 장로 10여 분이 함께 일한지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정 장로는 “이후 회사 가까운 분재원에 수시로 들러 배우고 분재를 구입하기 시작한 것이 첫 3년 만에 40점이 되었다”고 했다. 마침 분재를 잘 아는 동료를 만나 산에서 뿌리, 줄기를 잘라 살아갈 만한 나무를 분으로 옮기는 작업을 익히기 시작했고, 지식도 넓히게 됐다. 정 장로는 “책도 보고 분재원 견학도 하고 애써 왔지만 전문가나 애호가가 보기엔 작품다운 것이 없다”고 했다.

소나무류는 조금만 상처를 주거나 잘못 옮겨 심으면 죽는 까다로운 수종이고 느티나무, 벚나무, 은행나무 등은 비교적 잘 산다. 분재는 겨울에는 화분이 흙에 묻힐 정도로 분째 땅에 묻어 두었다가 식목일쯤 캐어 손질한 다음 내어 놓는다. 11월말경이면 다시 겨울잠을 자도록 땅속에 묻어 둔다. 무화과, 동백, 목백일홍 등은 추위에 약해서 온실에 보관한다.

분갈이는 2~3년마다 한다. 땅에 묻어 둔 분재는 마르지 않게 겨울 동안 2~3차례 물을 주고 4월 초에 꺼낸 뒤에는 매일 한차례씩 준다. 가장 큰 문제는 수련회 기간인데, 고등부에서 30년 간 함께 한 정석화 교사가 든든한 조력자이다. 기관 모임 등에 축하용으로 빌려 주었는데 물을 주지않아 죽이거나 빌려간 뒤 나무를 상하게 했을 때 마음이 아팠다. 분재를 팔라고 하거나 무화과 매실열매를 따갈 때, 꽃을 꺾을 때는 난처하다. 분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개인 분재를 가져와 분갈이를 해달라거나 관리법과 품종을 물어볼 때는 즐겁다. “박 목사님은 목백일홍, 진백, 과실수를 좋아하셨다”고 한다. 주문진에 2억이 넘는 진백나무는 분에 두면 행여 물 주는 것을 잊을까 봐 땅에 묻었다고 한다. 상태가 좋지 않거나 볼품이 없는 것도 화단이나 산에 묻었다.

우리도 ‘하나님의 사람’의 숱한 눈물과 기도 속에 자랐음을, 분재를 보고 깨닫는다. 모리아를 오르다 분재에 눈길을 돌려볼 일이다.

글_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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