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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설교제목에서 듣는 경보(警報)

2011.03.19 14:30

반복된 설교제목에서 듣는 경보(警報)

 

‘하나님을 속이고 정직하지 못한 악인들의 최후’, 최근 주일 예배의 설교 제목입니다. 2월 둘째 주일 주보에서 이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태산 같은 위엄과 권위로 모든 것을 정리하며 언도하는 마지막 판결문 제목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배 시간 내내 긴장된 마음으로 주시는 말씀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말씀은 지나온 신앙의 궤적들을 철저히 검열하고, 현재의 영성(靈性)을 세밀히 검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을 분리수거하듯 좌우로 갈랐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예리한 검이 되어 영혼 이면에 굳은살처럼 눌어붙어 있는 신앙의 위선을 찌르고 도려냈습니다. 마취 없이 수술대에 누워 있는 환자처럼 아픔과 두려움으로 두 손을 모아야 했습니다.

당연히 한 주를 회개의 기도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한 주를 보내고 주일을 맞아 교회에 들어섰을 때 또다시 놀랐습니다. 그 설교 제목이 다시 반복된 것입니다. 지난 주와 똑같은 제목이 주보에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잘못 인쇄된 것은 아닌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착각이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주시는 말씀이 지난 주에는 최후 선고문이었다면 이번에는 더 이상 연기하지 않고 곧 집행하기 위한 계고(戒告)와 같았습니다. 집행의 바람이 곧 휘몰아칠 것만 같았습니다. 회개로 산 지난 주만으로는 그 바람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의 양심이 그렇게 경보하였습니다. KTX의 탈선과 같은 사고가 내 신앙 노정의 어느 한 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경보입니다. ‘하나님을 속이고 정직하지 못한 악인들의 최후’라는 설교 제목이 느슨한 나사 때문에 승차중량 1천 톤이 넘는 열차가 탈선한 사고를 조명하며 느슨한 신앙을 경보하였습니다.

나사가 아예 끼워 있지 않으면 쉽게 발견해 다시 끼울 수 있으나 느슨한 경우는 다릅니다. 느슨함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경보하지만 끼워진 나사만 보고 그냥 지나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느슨한 믿음과 헌신과 감사. 그것들은 신앙을 보호색 삼은 위선들입니다.

그런 위선은 회개의 눈앞에 있어도 깨닫지 못합니다. 회개의 내시경으로 훑어도 찾지 못합니다. 결국 느슨한 회개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것은 신앙 노정이 구속사의 궤도에서 탈선하는 원인입니다. ‘하나님을 속이고 정직하지 못한 악인들의 최후’라는 설교 제목이 반복되면서 그런 신앙의 하자를 강력히 경보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를 빌어 느슨함을 조이며 회개의 무릎을 다시 꿇습니다.

 

글_이봉원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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