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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vs. 노트북 (2010년 3월호)

2010.08.30 14:52

주일 예배 설교 말씀을 적은 유년부 이수민 양의 노트 필기 내용이다. 
예배의 중요성과 말씀을 깨달아 사도의 길을 갔던 바울과 요한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기 위해 노트 필기를 한다는 이수민 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작년 노트 필기상을 받았다.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의 설교 말씀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적는 수민 양은 노트 필기에 집중하다 보니 옆에 앉은 친구와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적으려고 하니까, 더 잘 기억하게 되고 친구들과 말도 할 수 없게 돼요.” 이렇게 꼼꼼히 적다 보니 집에서 엄마에게 들은 말씀을 이야기하기도 한단다. “수요 예배나 목요 예배를 드릴 때 수민이가 가만히 있는 걸 보다가 공책을 주며 적어보라고 했죠. 처음에는 낙서 수준이었어요.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라 종이접기도 하고 그림도 그렸지요.”
(18대교구강미수집사)

그래서였을까. 수민이의 노트에는 설교자의 질문이나 대답까지 빠지지 않고 그대로 적혀 있었다. 유년부 성가대는 토요일 성가대 연습 이후 자체적으로 대원들의 말씀 노트 정리를 확인하고 스티커를 붙여 주기도 한다.

은혜와 감동이 되살아나는 노트 필기

우리 교회의 문구용품을 파는 여선교회 사업부에 가면 눈에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는 것이 바로 필기노트다. 그만큼 교회 생활을 대표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노트 필기’라고 할 수 있다. 기도와 성경 읽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노트 필기니까.
강단에서 말씀이 선포되는 예배 시간 외에 각종 성경 공부, 세미나까지 성경과 찬송가 그리고 노트는 필수요소다. 우리 교회에서 말씀을 기록하는 자세는 원로목사님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데 구속사 시리즈가 바로 그 결정체로 나타났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교회이다 보니 말씀에 대한 욕심이 남다른 성도도 많다. 그래서 자신이 필기한 것 이외에도 참여하지 못했던 성경 공부 내용이 정리돼 있는 다른 성도들의 공책까지 복사해 소장하는 경우는 흔하디 흔하다. 심지어는 집에 붙박이장까지 마련해서 말씀 노트만 따로 정리해 놓은 가정도 꽤 된다.

지금부터 36년 전 평강제일교회에 등록해 성경 공부를 시작한 고재분 전도사. 당시 국문과 출신의 책벌레였던 국어 교사 고재분 전도사는 ‘중요한’내용을 공책에 적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물론 모든 성도들도 설교 말씀을 일일이 필기하는 것이 대세이긴 했지만, 직업이나 성격상으로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 색이 바랠대로 바랜 오래된 말씀 노트의 첫 장에 쓰여 있는 날짜는 1979년 4월 30일. ‘구원의 경륜’이라는 제목으로 정리된 내용은 ‘하나님의 구원 경륜’이 아담 타락 이후부터 인류를 위해 진행되어 왔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다시 기록하고 있었다.
 “2시간 30분이 넘는 설교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원로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기 전에는 성경을 읽을 때 관주나 주석을 찾아가며 읽어야했습니다. 하지만, 원로목사님의 설교를 들은 다음부터는 그럴 일이 없었어요. 설교 시간이 짧다며 성경 구절만 불러 주시고 급하게 마무리 하실 때는 집에 가서 일일이 찾아 적으며 다시 정리할 때 더 큰 은혜를 받았죠.”
그렇게 기록해 놓은 성경 구절을 일일이 찾아 읽을 때 설교 시간에는 깨닫지 못한 또 다른 은혜에 다시 한 번 감격, 감사했다. 설교 시간에는 중요한 말씀을 하나라도 놓칠까 봐 노심초사하며 쓰는 데 집중한다면 그 이후에는 다지기 작업에 들어간다. 그래서 그런지 강조한 말씀에 느낌표 한 개는 기본이며 빨간 색 싸인펜으로 밑줄을 긋고, 형광펜으로 다시 한 번 덧칠을 한다. 정리된 노트를 읽으면서 성경 속의 역사로 빠져드는 듯한 체험을 하고, 어려움을 겪을 때 펼쳐 본 말씀으로 다시 한 번 힘을 얻곤 했다.

한마디 말씀도 ‘흘릴’수 없다
예배 시간에 설교 말씀을 정리하는 또 다른 모습도 볼 수 있다. 바로 노트북과 핸드폰 크기의 PDA.

20대 혹은 30대, 40대의 직장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말씀 정리 도구로 노트북 컴퓨터는 이미 청년1, 2, 3부를 중심으로 상용화됐다. 손으로 적는 노트 필기보다‘흘리는’말씀이 적어 거의 녹취 수준으로 말씀을 정리할 수 있다.
노트에는 받은 은혜의 강조점을 정리해 놓는 수준이라면, 키보드를 이용한 말씀 정리는 타자치는 속도와 정확도만 뒷받침해 준다면 설교 시작부터 광고 시간에 갑자기 이어지는 설교까지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정리가 가능하다.

남선교회 조병무 집사는 말씀을 노트에 정리할 때보다 노트북을 이용해 정리할 때 집중력도 좋아졌다고 한다. 필기 도구를 사용해서 정리할 때보다 오히려 귀를 더 ‘쫑긋’ 세우게 됐단다. 청년3부 요셉선교회 송찬호 집사 역시 디지털 도구를 이용했을 때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반응이다. 송찬호 집사는 PDA폰(개인 정보를 관리하거나, 컴퓨터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휴대용 컴퓨터의 일종, 무선 인터넷 사용도 가능)으로 설교 말씀을 정리하고 있다. 일단 이중으로 필기 도구를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또한 주일 예배 및 성경 공부 등으로 분류·저장해 놓았다. 다시 말하면 ‘필요한’말씀은 다시 찾아내기도 쉽다는 말이다. 송찬호 집사는 말씀을 들으면서 ‘아멘’만 하며 이해하고 넘어가는 설교가 아니라 매설교가 성경 공부 같은 느낌이 들어 노트 필기를 하기 시작한 경우다.
노트북과 PDA, 그 밖의 아이폰과 같은 디지털 도구에는 개역한글판, 개역개정판 및 찬송가와 교독문도 함께 설치할 수 있어 출퇴근 시간, 언제든지 찾아 읽고 묵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성도들의 관록이 붙은 말씀 정리와 구속사 시리즈의 출간으로 하나님의 구원 경륜의 뜻을 밝히는 일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_ 참평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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