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제일교회  ›  평강미디어  ›  평강라이프  ›  참평안
참평안

카리브 해에서의 수련회

2010.08.30 13:57

카리브 해에서의 수련회


“다 같이 주기도문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주기도문이 끝나기 무섭게 목사님께서 “아이고 장로님 정말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잖아도 목사님을 제쳐두고 장로가 성경공부를 인도해서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은혜를 받으셨다고 하시니 그것도 “많이” 받으셨다니 정말 미안하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했다. 우리 회사의 신우회원 여섯 명과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는 교회의 교인 열 명 가운데 네 명, 그리고 목사님 내외분, 모두 열두 명이 성경공부를 했다. 3일 연휴를 이용해서 도미니카의 남동쪽 해안에 자리잡은 바바라 비치라는 천혜의 관광지에 있는 조그마한 한인 목사님 댁에서 이름하여 신우회 하기 수련회를 개최하였다. 그 교회 목사님은 우리 회사 직원의 형님이 되시는 분이다. 그 곳에 자리잡으신 지 18년이 되었단다. 18년 동안 가장 번성했던 때에 성도가 30명. 지금은 이리저리 다 떠나고 겨우 십여 명이 교인의 전부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생활도 궁핍하고 여러 가지로 힘들어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쌀이랑 기타 부식들을 밴 차량 뒤에 잔뜩 싣고 갔었다.

“장로님 회사 그만 두시고 목회생활 하지죠? 내 생각엔 그게 훨씬 장로님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목회생활이 어울린다고 될 일인가? 하나님께서 사명을 주셔야지… 그냥 웃어넘겼다. “장로님 오늘 공부시켜 주신 그 말씀은 어디서 발췌하신 겁니까?”  “발췌가 아니라 저희 본교회의 새신자들 성경 공부를 시키는 기초 성경공부 말씀입니다. 산수를 공부하려면 구구단을 먼저 외워야 셈이 쉽게 풀리듯이 저희 교회에서는 이런 성경 공부의 프로그램이 단계별로 엄청 많습니다. 오늘 공부한 것은 기초 중에 기초입니다.”

이거 내가 너무 교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언뜻 들었다. 목사님께서는 사뭇 감탄과 존경의 눈으로 나를 쳐다보시며 “성경 구절구절을 어떻게 그렇게 말씀에 맞게 찾아내셨는지 정말 놀랍습니다.”

정말 겸손한 목사님임에 틀림이 없었다. 낮 시간 동안은 해변에서 뛰고 놀다가 저녁이면 또 성경공부를 했다. 소문을 들었다면서 다음 날은 두 분이 더 참석을 해서 열네 명이공부를 했다. 처음부터 이 성경 공부는 내가 주관하기로 사전에 양해가 되어 있었다. 시작 기도를 목사님께 부탁을 드리고 본문을 읽고 제목을 말씀드렸다. 첫날은 그냥 앉아 말씀을 받으시던 목사님께서 둘째 날은 노트에 필기를 하기 시작하셨다. 공부가 끝나고 다과를 나누는 시간에 목사님께서 “장로님, 말씀이 정말 기가 막힙니다.” “아니. 목사님. 기(氣)가 확 뚫리셔야지 막히면 어쩝니까?”하고는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18년간이나 재충전 없이먼 타국, 그것도 한국인도 몇 안 되는 곳에서 목회생활을 하고 계셨으니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생활이 어려워 닭도 키우고 오리도 키우고 염소도 키워서 내다 팔고… 보기에 안쓰러웠다.

3일을 그 곳에서 지내고 떠나는 날 목사님과 그 곳의 성도들이 “내년에도 꼭 다시 오세요” 하고 손을 잡아주셨다. 젊은 목사님의 검게 탄 얼굴, 완전히 농사꾼처럼 거칠어지신 손을 잡고 작별 인사를 하려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의 성격은 감정에 민감해서 우스우면 체면 없이 무조건 웃어야 하고 조금만 슬프면 제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겨우 눈을 깜박이며 눈물을 참고 있는데 목사님께서 어깨를 안으셨다. 순간 억지로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주위에 있던 성도들과 우리 직원들 모두가 눈물을 글썽이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돌아오는 길은 작은 보람으로 마음이 벅찼다.

글_서갑순 장로

*2010년 1월호

원문 보기 ›

글쓰기
번호 제목 작성일
2970 영적인 지도자의 규칙 – 고린도전서 4:1-2, 로마서 15:1-2 2026.09.22
2969 ‘은혜 언약의 표징, 내가 너희 중에 거하여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 – 2026 여주 목회자 구속사 대성회 2026.09.22
2968 “한 사람 뒤에 백 명, 천 명, 한 나라가 서 있어요” 다시 펼친 영어책, 열방을 맞이하는 인사가 되다 2026.09.22
2967 ‘이 연합, 얼마나 아름다운가!’ – 2대 교구 남녀선교회 연합 구갓탤 뒷얘기 2026.09.22
2966 “40년의 은혜, 새로운 도약” 40년의 역사와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출발 2026.09.22
2965 기쁜 마음으로 잔치를 합시다 – 요한복음 4:24-36 2026.09.22
2964 영적인 지도자의 규칙 – 고린도전서 4:1-2, 로마서 15:1-2 2026.09.22
2963 ‘은혜 언약의 표징, 내가 너희 중에 거하여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 – 2026 여주 목회자 구속사 대성회 2026.09.22
2962 “한 사람 뒤에 백 명, 천 명, 한 나라가 서 있어요” 다시 펼친 영어책, 열방을 맞이하는 인사가 되다 2026.09.22
2961 ‘이 연합, 얼마나 아름다운가!’ – 2대 교구 남녀선교회 연합 구갓탤 뒷얘기 2026.09.22
2960 “40년의 은혜, 새로운 도약” 40년의 역사와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출발 2026.09.22
2959 기쁜 마음으로 잔치를 합시다 – 요한복음 4:24-36 2026.09.22
2958 마라에 서 있는 사람에게, 엘림은 보이지 않는다. 이집트 구속사 세미나 참관기(1) 2026.09.22
2957 누구라도 쉬기 원하는 시간, 고된 봉사를 자원한 평강의 어른들 남선교회 ‘오직봉사팀’ 토요 봉사 체험기 2026.09.22
2956 추석에 관한 잔소리, 금(金)소리 2026.09.22
2955 The Rules for Spiritual Leaders – 1 Corinthians 4:1-2; Romans 15:1-2 2026.09.22
2954 Foreword 2026.09.22
2953 참된 광복 ‘나’로부터의 개혁이 있어야 2026.09.01
2952 ‘열방을 향하여 구속 경륜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의와 영광의 빛을 발하자’ 2026 하계 대성회 2026.09.01
2951 성막 화첩의 인기에 힘입어 번역 출간된「신묘한 영광의 비밀, 성막과 언약궤」 구속사 시리즈 제9권 영문판·일어판 출판 감사예배 2026.09.0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