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에서 (2008년 11월호)
산 위에서
당신의 발 아래
엎드렸습니다.
당신의 무게로 눌리고 가라앉아
파묻혔습니다.
캄캄한 밤
하늘의 꽃인 별만이 있기에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긴긴 밤 당신의 음성,
그리고 십자가 보혈의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헛된 우상에 눈이 어두워
미로 속에 헤매고
잔인하고 교묘하게
눈을 돌린 이 죄인을 위하여
배고픔과 고통 속에서
땀방울이 핏방우링 된
당신의 냄새가
내 가슴에 사무칩니다.
먹고살기 위한
추잡한 입을 가지고 올라왔으니
목이 메어 입 한 번 벌리지 못하고
당신께 부끄러워
한없이 엉엉 울기만 합니다
노송(老松)의 껍데기가 벗겨지고
바위에 터지고 찢긴
당신의 무릎에서 흘린
핏자국 앞에
온 몸을 조아리고 있습니다.
부른 배 터져라고
꾹꾹 채워 놓는
버러지 같은 이 죄인을
살리기 위하여
창자가 비틀리고
목이 말라붙어
소리조차 내기 힘든
당신의 몸부림치는 절규 앞에
한없이
한없이
고개 떨구며 울고만 있습니다.
이창재 성도(남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