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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안

문막 밤줍기 (2008년 10월호)

2010.08.21 12:30

문막 밤 줍기 현장

9월 아침 햇살이 참 좋다. 아침 7시.. 대형 버스들이 문막, 밤 추수 작업을 위한 성도들을 싣고 나르기 위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다. 성도들의 모습도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옛적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무장되었던 십자가 군대들의 모습이 이러했을까.. 비록 얼룩 덜룩한 군복은 아니더라도 밤 추수 작업의 제대로 갖추어진 복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웬지 모를 신을 내게 한다. 짙고 화사하게 단장한 얼굴과 복장이 아니다. 여느 시골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일터 속 정겨운 땀 냄새가 풍겨온다.. 햋빛을 막아내기 위한 창이 넓은 모자.. 양손에는 밤 가시들의 침투를 막아내기 위한 고무장갑과 그 위에 덧댄 장갑, 길고 두꺼운 양말과 함께 등산화를 신었다.. 우아한 드레스가 이처럼 멋이 있을까…

교회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하나님에 대한 헌신과 봉사에 대한 땀의 기대가 오늘따라 힘찬 모습이다.

자, 이제 함께 출발해 볼까 싶다.

차창 너머로 아침 공기가 새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더니 아침에 너무 일찍 나왔나.. 하품과 함께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 어느새 문막에 도착해 있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큰 트럭 위에 쏟아져 놓아진 집게와 자루들이다.

집게와 자루 하나씩을 받아서 트럭 위에 삼삼오오 나눠 타고서는 밤들이 많이 떨어진 곳, 특히 옥광이 많은 옥광밭으로 우리를 인도해서 내려주었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줍노라니 탄성 소리가 절로 나온다. “권사님~옥광 밤이 천지에 널려있어요~이리 올라오세요!!” “전도사님~밤 담을 자루 좀 더 가져다 주세요~”

그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산 꼭대기에서 집게를 든 손이 이리 오라며 흔들거린다. “우와~저기까지 언제 올라갔지?” 순간 옛날 만화에 나온 소머즈 생각이 불연듯 스쳐지나간다. 권사님들의 소리에 힘 입어 산 꼭대기로 올라갔다. 올라가 보니 정말 옥광 천지다.

옥광은 거친 부분(밑부분) 이 작고 동글동글 하면서 껍질이 얇고 단단하며 윤택이 난다. 그리고 반을 갈랐을 때 살이 가득 차 있고 싱싱하며 고소한 맛이 강하다고 한다. 그리고 썩거나 벌레 먹은 밤이 잘 없어서 가격도 일반 밤에 비해 비싸다고 한다.

우리의 모습도 이렇듯 하나님 앞에 기쁨을 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단한 음식으로 배부른 장성한 자의 모습.. 성령의 기름을 부어 거칠고 우둘투둘하지 않은 육택하고 기름진 생명의 근원으로써의 마음을 소유한 자… 영과 생명이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음속 깊이 가득 채워 세상의 유혹과 욕심, 시기, 질투, 미움이 밤 속에 벌레처럼 스며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사단에게 틈을 주지 말아야겠다.. 다시한번 다짐해 본다.

밤을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고 자루에 담고 보니 집게로 집는 손이 더디게 느껴질 정도다. 집게를 놓고 손으로 주워 담는다. 따가운 햋볕을 가리기 위해 쓰던 모자 속에 수건을 덧대어 땀을 닦아낸다. 처음 힘차게 밤송이들을 보며 연신 손발을 놀려대던 속도들이 점차 힘겨워지며 느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빠~알간 밤들이 널려있는 곳을 발견하면 또다시 새로운 힘이 솟아나 연신 줍기 바쁘다.

그럴 때 쯤 어느 전도사님의 문막 밤송이 사건(?)이 발생했다. 전도사님을 통해 사건진상을 들어보았다.

밤송이 가시가 약이 되다.

열심히 밤을 줍고 있노라니 위에서부터 무엇인가 쿵~ 머리위로 떨어졌다. 가시가 박혀있는 밤송이다. 순간 눈앞이 아득해 지면서 주저 앉고 싶을 만큼 아픔이 왔다. 머리에서 밤송이를 드러내니 밤가시들이 머리 속에 조심스럽게 촘촘히 박혀 있다.

옆에 계신 권사님이 이렇듯 말씀하신다. “이제 침 맞을 필요 없겠어요…천연 ‘가시’ 침을 맞았으니 머리뿐만이 아니라 온 몸도 건강해 지겠는걸요..”

아..믿음이다! 이렇듯 믿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시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에 교회에서 만나 뵌 전도사님은 믿음만큼 아주 아주 건강하셨다..)

문막 밤 추수 봉사는 단순히 밤을 주워 담아 내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열매 없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회개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아름답고 탐스러운 열매가 추수꾼에게 어떠한 기쁨과 행복, 감동을 주는지 마음 속 깊이 깨닫게 되는 실물 교육 현장이 된다.

알찬 열매는 주인의 정성과 사랑이 담겨져 있는 특별 관심의 대상이 된다. 평강의 성도 모두가 주인 앞에 특별 관심 대상으로 도장 찍힌 알토랑 같은 열매들이 되기를 바래본다.

“잊지못할 은혜의 시간”

작년4월말 정년 퇴직을 하고 그동안 해보지 못한 봉사를 하고 싶어 문막에 왔어요. 떠나기 전날은 과연 어떤 과정 속에서 밤들을 추수하는지 모든 것들이 상상이 안되더라구요,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습니다.

그런데 구역식구들은 노련하게 좋은 밤이 어디에 많은지 다 알고 있었어요. 제 눈에는 도무지 밤들이 보이지 않더라구요, 다음번에는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수 있도록 열심히 봉사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연세가 지긋하신 권사님들이 비스듬한 언덕 꼭대기로 서슴없이 올라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놀라왔습니다. 같이 따라 올라가서 보니 가시가 안찔리는 손 장갑으로 송이들을 벌려서 알밤들만 골라내는 솜씨들은 프로 이상이었습니다. 무엇을 해도 열심히 하는 모습들은 저에게 너무나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또하나 빼놓을수 없는 것은 일을 끝내고 구역식구들과 함께 먹는 점심시간이 아닐까 해요. 서로 만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누고 서로의 기도 제목들을 나누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감동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올때는 살림욕을 하고 온 기분이 들어 몸이 상쾌할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새빨간 밤이 쭉~널려있는 모습들이 자다가도 생각이 날 정도로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어디를 가도 밤나무가 먼저 보이고 밤이 언제 떨어지나 보게 되더라구요..그리고 떨어진 것이 있으면 귀중하게 주워 오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인데요.. 영글어 있는 밤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알찬 열매가 되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처음 밤을 따러 간 이날 같은 교구 식구인 신선희 권사님을 만나서 사람을 낚는 전도의 사역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권사님의 권유로 이제는 화요일, 금요일, 남대문 상가와 시장 등을 돌면서 전도지를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알토란 같은 밤을 수확하면서 전도의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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